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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가 故 안진현님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평안하소서......

▦JULIE▦, 2003-01-07 08:12:46

조회 수
589
추천 수
4
제가 첨으로 본 안진현님은...
필님 옆에서 큰 눈망울로 환히 웃고 계셨습니다.
너무도 이쁜 모습으로요...

참으로 부럽기도 하고, 저런 아내를 두셨으니
울 필님은 이제 정말로 행복한 분이라 생각했었습니다.
친구와도 같은 아내였으니까요...
그리고 안진현님께 진정으로 감사했습니다.
울 필님의 옆자리를 든든히 지켜주고 계시니까요...

삶을 살아가면서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허다하지만,
부부의 인연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진정으로 깊고 질긴 인연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함께 나누며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주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부부" 아니던가요?

지난 가을......
전 필님의 새로운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내의 건강을 위해 집밖에서 담배를 태우시는 모습,
그리고 창가에 놓아두었던 담배꽁초를 모아둔 패트병도요...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요...
두 분의 사랑에 질투를 느낄 정도였답니다.
너무나도 부러운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지, 여보?" 하면서
필님을 바라보던 안진현님의 모습 또한 눈에 선합니다.
두 분이 다정스레 같이 장보던 모습도......

이젠 님의 모습을 동영상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겠군요.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얼마나 남편이 보고 싶었을까 싶습니다.
공연 때문에 한국에 있어야만 했던 울 필님 마음이 오죽하셨을까 싶기고 하구요...
아픈 아내를 멀리 타국에 두고 병간호도 제대로 못하고
무대에 오르셨던 울 필님을 생각하면, 그저 눈물만 흐릅니다.

지난 11일 공연 때......
로비에서 전, 분명히 들었습니다.
통곡하시면서 공연하시던 목소리를...........

지금 생각해보니, 그날은 왠지 처음부터 불안했더랬습니다.
특히나 생명을 부르실 땐,
거의 울부짖음과 같은 목소리 때문에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모릅니다.
저러다 공연을 다 마치실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그리고 3부 무대에선
본인이 자청하셔서 <산장의 여인>을 부르시더군요...

너무도 걱정스러워 공연장에 있는 친구에게 전활했더니,
그 전 날보다 훨씬 컨디션이 좋아보인다고 하더군요.
제가 잠깐 보고 나온 2부는
예전의 필님의 모습이었기에 안심하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랬군요......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아픈 아내를 두고, 그것도 사경을 헤매며 수술을 받고 있는 아내를
저 멀리 타국에 두고서도 무대에 올라서야만 했던
울 필님의 슬픔을 그 누가 알 수 있었겠습니까?

그리고 오늘 오전...
업무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지러워지고,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습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데도 말이죠.........
맡은 일이 있기에 아무렇지 않은 듯 일을 하긴 했지만,
정말이지 정신이 아뜩해지더군요....

그러고 난 후, 낮에 친구에게서 비보를 전해듣고는
장난이 아닌가 싶었답니다...
"조용필아저씨, 아줌마가 돌아가셨대..."
말도 안돼~

하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 건...
필님께서 지난 4일 출국하신 소식을 듣고난 후였기 때문입니다.
비록 옆에서 병간호는 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 만큼은 함께 하셨으니
여한은 없으시리란 생각에서여....
안진현님, 진정... 그러시죠?

혹시... 필님께 서운한 일이 있으셨더래두
이젠 잊어주시구요,
필님의 건강과 남은 여생의 행복을 기원해주셨음 합니다......

바람처럼 왔다가는 인생이라고는 하지만,
필님 곁에 계셨던 8년의 세월....
행복하기만 했던 기억 잊지 마시구요,
몸은 비록 머나먼 곳에 계시더라도,
영원한 필님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토록 추운 겨울...
필님 곁에서 보내셨음 정말로 따뜻했을 텐데요,
너무 일찍 떠나셔서 아쉽기 그지 없네요...
하지만 이젠, 고통없는 곳에서
큰 눈망울과 화사한 미소로, 울 필님께 힘을 주시기 바랄께요...
행복하소서...........

지난 여름...
이주일님을 보내고 난 후,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참으시던 모습에서 느꼈던 슬픔보다
더욱 진한 슬픔이 느껴져 가슴이 메입니다...
아픔 때문이겠지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감사합니다....
필님 곁에 계셔주셔서...
부디 행복하시기만을 간절히... 간절히... 기원합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길 없는 맘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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