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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기사> 국민가수 趙 容弼 <4>

ypc스타, 2003-07-23 00:07:27

조회 수
709
추천 수
8




    
조용필 나름대로의 자각
  
나는 그 소설에서 '내 것' '우리 것' 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싶었다
서구적이 아닌 우리 식의 소설발상,
그리고 소설양식이 뭔지 시험해 보았다. 사라져가는 우리말을 찾아내고 판소리 사설을 모델로 하여
민요조 문장을 구사하고 장을 나누는 데도 한 마당 두 마당으로 나누었다.
  
그 작품을 읽고 조용필은 나름대로 '내 것' '우리 것' 이 뭔지 깊이 알아야겠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특히 대중음악에서의 우리 음악, 우리 노래가 무엇인지 아직도 탐색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는 이른바 뽕짝이라고 말하는 트로트 가요가 그래도 우리 대중가요의 원류이고
그것이 바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깊이 파고들며 공부를 하고보니 트로트야말로 국적이 없는 가요라는 걸 알았어요.
굳이 따지자면 일본 가요이지요
우리민요는 거의 4분의 4박자입니다 트로트는 4분의 2박자입니다.
그 리듬은 일본 엔카에서 나온 것입니다.
물론 엔카 역시 일본 고유그이 리듬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들의 전통가요와는 전혀 다르니까요.
아마 명치유신이후 서양에서 들어온 리듬일 거예요.
트로트란 말 자체가 불어니까요.
우리도 그 엔카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보아야지요"
  
그는 우리것을 찾기 위해 경기민요 서도민요 남도민요 그리고 판소리 등이 담긴 레코드를 싸들고
산사에 틀어 박힌채 따라 부르며 심취하여 공부를 했다고 한다
  
"정말 어려웠어요.
처음에는 이질감을 느꼈지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는 서양음악의 음계에 따라 음악을 배웠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우리 음악은 음계가 달랐지요.
그러니까 생소하지요.
  
옳은 말이었다.
서양음악은 도레미파솔라시도라는 7음계로 구성이 되어있다.
그 중에서도 음(音)을 최초로 악보라는 약속된 부호로 표시한 사람은
그리스시대의 기하학자 유크리트였다.
음의 높낮이와 감정을 악보속에 정리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음악은 7음계가 아닌 5음계로 구성이 되어 있다.
  
기지촌에서 이태원으로 진출
  
그이후 그는 끼니를 굶으며 떠돌이 무명 악사생활을 견뎌내야 했고 좌절과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파주, 문산 등 미군 기지촌을 돌며 악단을 찾아 기타를 연주했지만 실력이 모자란다는 구박만 받고
쫓겨난다.
어느날 그의 둘째형이 묻고 물어서 그를 데려가려고 판잣집 자취방에 나타났지만
그 고생을 다 하면서도 형을 따돌리고 다시 도망을 쳐 악사생활을 계속한다
그때 집으로 돌아갔으면 오늘의 조용필은 없었을 것이다.
  
거기서 좌절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다시 도망쳤고 꼭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분발심이 불붙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그에게 위로를 준 것은, 술이었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갓 나온 저로서 기타를 연주하며 무대에 선다는 것도 무리였겠지만
자신있게 연주할 수 있는 곡은 몇 곡 되지 않는데 20여 곡을 자유자재로 불러야
대접을 받는 상황이었으니 그 천대와 좌절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요.
하루 한끼 혹은 두 끼 정도 먹으며 굶주리는 것은 그런대로 참을수 있었지만 실력이 없다고
무시당하는 것은 정말 참을 수 없었어요.
  
그때마다 비좁은 냉방에 돌아와 술을 마시며 마음을 달랬지만 술만 가지고는 안되더군요.
문제는 실력이었어요 실력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 한두 시간 자면서 열심히 공부했지요.
그때 쌓은 실력이 대단한 밑천이 되었어요.
급기야 실력을 인정받아 기지촌을 청산하고 서울 이태원으로 진출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로부터 그는 그룹 '파이브 핑거스' 혹은 '김 트리오'등의 그룹의 일원으로 기타 혹은 리드 싱어로
자기를 굳히게 되었고 한때는 그룹 경연대회에서 가수왕까지 되기도 했다.
이것이 70년대 전반이니 '돌아와요 부산항'이 히트되기 이전이다.
  
그러다 대마초로 다시 좌절을 했으니,
주량이 얼마나 늘었을까는 미루어 짐작할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나 집념은 아주 대단하다 그는 나름대로 항상 앞으로를 생각하고
준비를 하면서 산다.
  
"모르겠어요 일상생활 혹은 돈,
여자에 대한 집념은 없는데도 음악에 대한 집념은 대단해서 내가 생각해도 집착력이 아주 대단해요
학교 다닐때는 공부하기 싫어서 시험 볼 때면 당일치기 시간 치기 초치기 하는 걸
예사로 알았지만 음악은 절대 당일치기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적어도 일년동안의 계획은 세워놓아야 하고 그 계획에 맞춰 미리 준비를 해야 하거든요.
희한하지요.
팔자인 모양이에요."
  
그 계획이란 각종 콘서트 음반취입 등을 말한다 그는 금년이 가수생활 25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동안 작년까지 14집의 앨범을 냈고 1백 30여곡을 취입하여 30만장 이상 팔린 빅히트 곡만 30여 곡이 된다.
이것은 국내 가수로서는 신기록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그 중에서 남의 곡을 받아 노래를 부른것은 몇 곡되지 않고 대부분이 자신이 작곡한 곡이다.
  
내가 놀라는 것은 바로 그의 음악에 대한 계획성과 준비성이다.
특히 대중 음악은 여자의 스커트 길이처럼 그 유행이 그때그때 변한다.
솔 풍의 노래가 나오더니 하드락이, 뉴 웨이브라는 댄싱음악이 유행하다가
요즘에는 랩이란 노래가 유행한다.
요즘은 가수가 창조하는 게 아니라 듣는 사람이 요구한다.
그래서 가수는 유행을 쫓아다니게 마련이다.
하지만 조용필은 그 유행을 상관하지 않는다.
  
자기만의 세계를 고집하며 1년후 혹은 2년 후 어떤 노래를 부르고 어떤 곡을 연주해야
지속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을까 그 준비를 하는 것이다.
나름대로 그는 한국가요는 무엇이며 무엇이 사랑을 받고 어떤 곡이 끝까지 남을수 있는지에 대해
확고한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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