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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한 식욕을 가진 공연장이 끊임없이 이어진 긴 행렬을 삼키고 포만감을 느낄 즈음 공연장을 밝히던 불빛이 어둠에 녹아들자 형형색색의 야광봉의 흔들림 사이로 Pil & Peace의 거대한 울림이 시작된다.
관객의 탄성과 환호 속에 가을바람에 야윈 초승달은 월드컵경기장 지붕 너머로 얼굴을 묻고 거대한 태양의 눈이 떠오른다. 제주와 평양을 연결하며 한반도를 관통했던 음악의 축제는 그렇게 다가왔다.
제주의 상큼한 출발, 가슴 조이던 평양과, 서울의 젖은 운동장을 돌아 정확히 다섯달만에 빛고을에서 결승점을 향한 마지막 가속도가 점화된 것이다. 가속도를 뒷받침하는 위대한 탄생의 강력한 심장은 태양의 눈을 녹여내고 어제오늘 그리고 에서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마도요와 나는 너 좋아 로 질주 한다.
비련과, 큐, 그 겨울의 찻집으로 엔진과열을 조절하는 동안 일행과 함께 자리한 곳은 공연장에서 가장 놓은 곳에 있는지라 무대와 공연장 밖의 풍경도 시야에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3만 여명의 시민을 공연장으로 이끌었을 버스와 승용차들이 정체구간에서 졸린 눈을 비비다 필성님의 폭발적인 에너지에 화들짝 놀라 가던 길을 재촉하고 시원한 가을공기를 만끽하고자 마실 나왔던 이들은 “이것이 먼 일이 다냐? 하며 담장너머를 기웃거린다.
그라운드석 관객들이 입장했던 문 앞은 공연장 분위기를 어깨 너머로나마 보려는 사람들로 부산하다. 공연장안과 밖의 저들은 머나먼 길을 찾아 여기에 와서 자신의 꿈을 얼마나 이루었을까! 이루지 못한 그 꿈의 빈자리에는 고추잠자리를 쫓아 다녔던 유년시절의 추억이 필성님의 가성만큼이나 그리울 텐데.....
대지위에 홀로선 나무와 웅장한 전주로 시작된 빛은 단발머리와 까까머리 그 시절의 마음을 무대의 판도라의 상자로 안내한다. 코러스와 필성님의 엇갈린 상자열기로 객석은 어리둥절하지만 높은 곳에 위치한 객석의 움직임도 커진다.
팬들에 대한 인사와 북한공연의 단상 위로 봉선화가 처량하게 피었다 진자리에 동백꽃이 피어 봄이 왔음을 알리자 점잖게 자리를 지키던 초로의 노부부의 어깨도 허공을 향해 들썩이고 모두가 함께하는 친구가 된다.
어린 시절 술래잡기를 지나 아름다운 그대를 위해 끝없는 날개 짓을 해보지만 첫 사랑은 빛바랜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모나리자가 된지 오래다. 미지의 세계에서 임과 한오백년을 꿈꾸었지만 간양록 만이 남아있다, 그렇다고 어찌 꿈의 아리랑을 멈추겠는가!
위대한 탄생의 강력한 심장과 필성님의 숨 가쁜 열정으로 달려온 2시간의 레이스는 흰 막 위로 작별을 고하지만 팬들은 그를 보내지 아니한다. 저 바다 해타는 저 바다위로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관객을 향해 옷깃을 여미고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살라한다, 그런 자존심을 가진 표범만이 인생의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었다며.......
회색의 도시를 뜨겁게 때론 촉촉하게 적셨던 축제는 마지막 가속력을 올리며 인천을 향해 질주를 해갔다. 12월 예당무대에서는 짙은 서해바다 내음을 맡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흘러가는 길을 따라 시간은 흘러들어 올 것이고 나는 그 시간을 따를 것이다.
필성님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벗들이 있어 인생은 살만한 것이고 벗들의 생각에 귀 기울이는 필성님이 70대의 청년으로 무대를 지키는 한 나는 여전히 공연장에서 50대의 어깨를 들썩 일 것이다. 70대 청년의 열정을 온몸으로 안으면서.
### 오랜만의 인사에도 반갑게 맞아 주었던 조용필 깃발아래 모인 모든 이들에게 반가움과 고마움의 인사를 전합니다. 뒤풀이에 참가한 행운으로 전설 속에 회자되어온 가오리님의 예술적(?) 몸동작에 경이의 눈을 보낼 수 있었고 처음 뒤풀이에 오셨다는 장흥에서 오신 블루 스카님의 공연을 알리는 현수막을 겁 없이(?) 떼어온 열정에 마음을 보낼 수 있었고, 큰 소리로 환영해주신 짹이님 덕분에 공연의 환상에서 깨어 날 수 있었고 옆자리에 함께 해주셔서 술맛 고기 맛을 알게 해주신 북경사장님, 불사조님, 공연장에는 왔지만 얼굴도 보지 못하고 보내버린 똑이와 필사랑영미님, 공연장엔 함께 했지만 뒤풀이는 함께하지 못했던 이터널리 식구들, 막차로 부스에 승차해서 열심히 풍선 바람 주입하는 척 하느라 인사도 제대로 하지못했던 미세식구들과 특히 회비도 안냈는데 명찰을 챙겨주신 수님^^, 머리카락 때문에 어두운 밤이 환했던 땅끝문희님, 글고 아낙네님, 필짱과 위탄식구들, 글고 전라방책임을 지고 마음고생 많이 하셨을 이슬님 모두 잘 들 들어가셨죠? 아 또 글고 멀리서 안부전화와 문자를 날려주셨던 많은(?) 분들 ㅎㅎ....
올 겨울엔 예당 꼭 갑니다. ^^
13 댓글
우먼올빼미♬
2005-10-11 11:25:10
후기 잘 읽고 감니다...
필사랑♡영미
2005-10-11 11:57:34
이렇게 세심하게 올려주시다니...
역시 명 디제이답게 글 솜씨도 짱입니다.
풍선도 불고 이슬님과 바다언니 도와서 멋지게 뒷풀이까지 하시고
두밥님과 늘 함께 다니시는 카인님..모두 수고가 많았습니다. 짝짝짝~~
두밥님표 후기는 이런 거구나~!를 확실히 느끼고 갑니다.^^*
예당에서는 꼭 뵈요~^^*
Sue
2005-10-11 17:58:50
로맨티스트 두밥!
안젤라
2005-10-11 18:00:39
마지막 말씀이 압권입니다.
-->필성님이 70대의 청년으로 무대를 지키는 한 나는 여전히 공연장에서 50대의 어깨
를 들썩일 것이다. 70대 청년의 열정을 온몸으로 안으면서.
우리 필팬들~ 체력관리 열심히 하셔야 겠어요.
벌써부터 체력이 달려서 영~~ ㅎ ㅎ
두밥님표 후기와 올려주신 사진 잘 보고 갑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팬클럽운영자
2005-10-11 18:17:18
반나서 반가웠습니다.
올한해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네요.. ㅡㅡ;
kain
2005-10-11 19:19:25
짹짹이
2005-10-11 19:31:56
사진은 언제 찍으셨나요. 사진 멋지네요.
이렇게 후기도 올려주시고...생각지도 못했는데
광주공연에서 두밥님 만나서 너무 좋았어요.
역쉬...전국을 다니다 보니 전국에 보고픈 팬들도
만나고 정말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공연인것 같아요.
두밥님! 예당에서 뵐께요.^^
필사랑♡영미
2005-10-11 20:13:49
아낙네
2005-10-11 20:46:35
방송을 들으면서 어떤 모습일까 항상 궁금했는데...
doobop
2005-10-11 23:36:54
목포의 가을하늘은 미치도록 사랑스럽네요 ^^
오전에 나갔던 외출이 나눔학교 프로그램 진행차 중학교를 들러 학생회간부들과 담당선생님을 만나고 이제서야 들어왔습다. (가을햇살이 가게 들어오기 싫게 만들더군요)
우먼올빼미님, 영미님, 수, 안젤라,필짱, 짹짹이, 아낙네님까지 모두 총 출동하셨군요! ^^ 님들을 만나뵈서 너무 즐거웠구요 허접한 후기에 많은 관심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그리고 목포지역에서 함께하는 바다님과 들꽃님, 그리고 카인을 언급하지 않았군요! 님들이 있어 목포가 너무 좋습니다. ^^
새벽이슬
2005-10-12 00:37:35
잘 가셨나요?? 올만에 만나서 무지 반가웠습니다..
찍사
2005-10-13 18:05:30
필사랑♡영미
2005-10-13 22:03:54
근데 밑에 사진 중 2번째 3번째는 안보여욤.
나 혼자 안 보이나 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찍사님 덕분에 잘 봤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