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게시판
전 경남 밀양하고도 청도면이라는 촌꼴짜기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다니고 고등학교 진학하며 밀양이라는 읍내로 입성하여 자취생활하며 고등학교를 다닌 촌아이중 촌아이였답니다.
영화라고는 초딩때는 일년에 한두번 학교 강당에서 상영하는 전쟁영화, 반공 영화만 봤고 중학교에 와서 역시 학교강당에서 중국 무술영화를 아주 재밌어라하며 본 게 전부였죠..
오빠의 팬이 된 건 중1 말부터였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콘서트는 물론 영화는 전혀 볼 수도 없었고..
그러던 내게 고2여름 84년 6월 장마때였나봅니다.
밀양 남보극장에 '그 사랑 한이 되어'를 한다는 포스터가 밀양 시내에 나붙기 시작했죠.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근데 문제는 개봉된지 3년여가 지난 영화라 상영기간이 이틀인가 사흘인가인데 주중인거예요. 그때는 야자를 마치면 10시인데 영화는 그 전에 끝나 버리고..
팬인 친구 몇몇이 고민을 하다 남보극장에 전화를 걸어 협상을 시작했죠.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뒷시간에 한번 더 상영 해 주실수 없겠느냐.. 참 여고2년생으로 무지하게 용기를 낸 거였죠. 극장에서 몇 명이나 올 수 있냐길래 우리가 모을 수 있는데까지 모아보겠다. 관람객수를 확보해 다시 전화드리겠다까지...
막상 그렇게 전화는 했지만 우리가 애들 모을 수 있는 방법이 그리 녹녹치 않아 고민고민.
또다른 하나의 방법은 우리가 야간학습을 하지않고 가는건데..
친구들이 한꺼번에 아프다 할 수도 없고..
야자를 뺄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은?
우리 밀양여고가 산중턱에 자리하고 있어 비가 오는 밤이면 이상한 바바리맨이 출몰하거나 정전이 되는 경우가 많아 비 올 경우엔 야자를 안 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거든요.
오후에 흐리기 시작하자 우리 친구들 모두 기우제를 지내기 시작했죠.. 공부한다고 독일어 책을 폈는데 나오는 지문조차 ‘오늘은 비가 온다.’ ‘오늘은 무슨 영화가 상영되니?’ 이런 문장들이 나오고.. 끙끙 속앓이를 하고 있는데 비가 오다 말다, 흐렸다 맑았다, 하늘은 남의 애간장을 다 태우는거예요..
오후6시
비가 쏟아지지는 않았는데 다행이도 학교에서 야자 취소 결정이 내려졌답니다.
덕분에 저희는 별다른 수고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답니다.
결말이 좀 싱겁긴 하지만 이 영화 포스터를 보니 그 때 그 시절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다음 주말에 다시 풋풋한 여고생으로 돌아가 오빠를 만날 수 있을지..
젊은 오빠를 어린 여동생이 되어 다시 만나보고 싶네요....
영화라고는 초딩때는 일년에 한두번 학교 강당에서 상영하는 전쟁영화, 반공 영화만 봤고 중학교에 와서 역시 학교강당에서 중국 무술영화를 아주 재밌어라하며 본 게 전부였죠..
오빠의 팬이 된 건 중1 말부터였지만 열악한 환경으로 콘서트는 물론 영화는 전혀 볼 수도 없었고..
그러던 내게 고2여름 84년 6월 장마때였나봅니다.
밀양 남보극장에 '그 사랑 한이 되어'를 한다는 포스터가 밀양 시내에 나붙기 시작했죠.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근데 문제는 개봉된지 3년여가 지난 영화라 상영기간이 이틀인가 사흘인가인데 주중인거예요. 그때는 야자를 마치면 10시인데 영화는 그 전에 끝나 버리고..
팬인 친구 몇몇이 고민을 하다 남보극장에 전화를 걸어 협상을 시작했죠. 야간자율학습이 끝난 뒷시간에 한번 더 상영 해 주실수 없겠느냐.. 참 여고2년생으로 무지하게 용기를 낸 거였죠. 극장에서 몇 명이나 올 수 있냐길래 우리가 모을 수 있는데까지 모아보겠다. 관람객수를 확보해 다시 전화드리겠다까지...
막상 그렇게 전화는 했지만 우리가 애들 모을 수 있는 방법이 그리 녹녹치 않아 고민고민.
또다른 하나의 방법은 우리가 야간학습을 하지않고 가는건데..
친구들이 한꺼번에 아프다 할 수도 없고..
야자를 뺄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은?
우리 밀양여고가 산중턱에 자리하고 있어 비가 오는 밤이면 이상한 바바리맨이 출몰하거나 정전이 되는 경우가 많아 비 올 경우엔 야자를 안 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거든요.
오후에 흐리기 시작하자 우리 친구들 모두 기우제를 지내기 시작했죠.. 공부한다고 독일어 책을 폈는데 나오는 지문조차 ‘오늘은 비가 온다.’ ‘오늘은 무슨 영화가 상영되니?’ 이런 문장들이 나오고.. 끙끙 속앓이를 하고 있는데 비가 오다 말다, 흐렸다 맑았다, 하늘은 남의 애간장을 다 태우는거예요..
오후6시
비가 쏟아지지는 않았는데 다행이도 학교에서 야자 취소 결정이 내려졌답니다.
덕분에 저희는 별다른 수고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답니다.
결말이 좀 싱겁긴 하지만 이 영화 포스터를 보니 그 때 그 시절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다음 주말에 다시 풋풋한 여고생으로 돌아가 오빠를 만날 수 있을지..
젊은 오빠를 어린 여동생이 되어 다시 만나보고 싶네요....
목록
Status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CHO YONGPIL-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대백과사전&악보집 도서 기증13 |
2023-07-10 | 3539 | ||
공지 |
가황(歌皇), 조용필을 노래하다 이 책을 드리면서....12
|
2023-05-18 | 3637 | ||
공지 |
[주문신청]가황,조용필을 노래하다-대백과사전/악보집40 |
2022-12-13 | 8127 | ||
27892 |
[일산공연후기] 사진으로 보는 일산 킨텍스 미지부스 스케치 - 세번째 |
2009-06-28 | 3048 | ||
27891 |
[일산공연후기] 사진으로 보는 일산 킨텍스 미지부스 스케치 - 두번째1 |
2009-06-28 | 3199 | ||
27890 |
[일산공연후기] 사진으로 보는 일산 킨텍스 미지부스 스케치 - 첫번째1 |
2009-06-28 | 3472 | ||
27889 |
------ [북한사람을 만나다] ------5 |
2009-06-27 | 1341 | ||
27888 |
MBC 다시보고 싶은 프로그램 100선중에 ..
|
2009-06-26 | 1333 | ||
27887 |
가수 김범룡 “조용필은 존경하는 라이벌이다”3 |
2009-06-26 | 2438 | ||
27886 |
[조이뉴스] "마이클 잭슨 사망, 오보였으면" 국내팬 애도 물결8
|
2009-06-26 | 1739 | ||
27885 |
이번 티셔츠 만든 원본 이미지입니다.5
|
2009-06-25 | 2052 | ||
27884 |
예전에 들었던 "한낮의 공개쇼" 중에...3
|
2009-06-25 | 2170 | ||
27883 |
그 때 그랬어요...10 |
2009-06-25 | 1582 | ||
27882 |
'그 사랑 恨이되어' 영상회 참가자 신청하고 싶은데 ...7 |
2009-06-23 | 1538 | ||
27881 |
이제는 형아의 영원한 아웃사이더로 남고 싶습니다!3 |
2009-06-22 | 1693 | ||
27880 |
참석하고싶어요4 |
2009-06-21 | 1400 | ||
27879 |
[re] 참석하고싶어요1 |
2009-06-23 | 1128 | ||
27878 |
형아~ 이제 좀 외롭게 살지마요....6 |
2009-06-20 | 2351 | ||
27877 |
"유정무정"은 정말 아픈 노래인것 같습니다.12 |
2009-06-20 | 2349 | ||
27876 |
원준희-더 블루-박지윤... 반갑다 90년대 스타2
|
2009-06-19 | 2195 | ||
27875 |
오늘은 일찍 일 마치고~8 |
2009-06-19 | 1448 | ||
27874 |
긴박했던 킨텍스 프로젝트10 |
2009-06-18 | 1876 | ||
27873 |
아랫 분 처럼 후휴증에 대해서~10 |
2009-06-17 | 1860 |
10 댓글
팬클럽운영자
2009-06-25 05:22:08
읽고난 후에 저한테는 이런 추억이 없다는게 살짝 아프기도 합니다. ^^
필님을 너무 늦게 알은 죄이니 어쩔수 없겠지요. ;;;
그러고보니, 이번 일로 해서.. 이제 저도 이 영화에 관해서 훗날에 회상할 멋진 추억이 생겼다고도 볼 수 있네요^^ 특별한 추억이 될 거 같아요. ..
필사랑♡김영미
2009-06-25 05:57:45
여고시절의 이쁜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이번 주말에 이 영화 보시면
그때의 추억들..그때의 친구들..그때의 그 마음들까지 고스란히 떠오르겠네요.^^/
그 친구들 다 모아서 남보극장 대신에 한국영상관으로 일탈들 한번 하시면 좋을텐데...
옛날의 그 설레이는 마음 가득 안고서 어린 여동생 시절로 돌아가 젊은 오빠를 다시 만나보아요^^....동하랑 토요일에 뵈어요.^^
은솔
2009-06-25 06:10:08
필사랑♡김영미
2009-06-25 06:11:32
꿈의요정
2009-06-25 06:56:26
전 이영화가 개봉된후 몇년이지난 고1 여름방학때 다시극장에서 상영한다기에 혼자가긴 쑥스러워서 선배오빠가 보여준다기에 따라가다가 그만 뒷덜미 잡혀서는...ㅋㅋㅋ
평생 못볼줄알았다는거 아닙니꽈...^^**
지금...
우리들의 나이보다도 훨씬 젊었던 청춘조용필오빠를 다시볼수있어 얼마나 설레는지~
오빠를 좋아하게된지 28년...
쫒아(?)다니기 시작한지 22년...
이 영화는 내 기억속에 없는것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내마음속 용필오빠의 추억의장에 고스란히 담길걸 생각하니...ㅎㅎㅎ
요즘 하루하루가 정말 고단한데 7월4일을 생각하며 웃고있습니다~^^
유현경(그대)
2009-06-25 08:33:41
여든해
2009-06-25 19:14:34
한창이던 중동특수가 내리막을 걷고 있을때
열사의 땅으로 표현되는 중동에 가느라 이영화는 못봤어요
애기엄마는 내가 누구야?
안봤을리가 없다구, 봤는데 다시 보구 싶다구^^
에휴 일정이 왜 꼬여갖구 그것두 은근히 스트레스되네요
좋은추억들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일편단심민들레
2009-06-25 22:10:09
어떤 장면인지는 그날 확인하세용~
같이 갔던 친구가 영화보면서 울고 있는 내가 창피하다고...
그때 같이 상영했던 영화제목이 <비내리는 영동교>인걸로...ㅋㅋㅋ
다가오는 7월4일이 기다려집니다^^*
필사랑♡김영미
2009-06-25 23:13:38
일편단심민들레
2009-06-26 01: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