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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콘서트 이후 두문불출하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그가 라이브 무대를 통한 만남을 시도하고 있는 것.
만남의 장소는 지난해와 같은 예술의전당.대중가수로는 처음 예술의전당 문을 열어젖힌 그는 다음달 9∼14일,6일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창의 무대를 갖는다.
스타답게 색다른 무대 형식을 택했다.단순히 노래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뮤지컬 스타일로 감동을 전달하는 것.뮤지컬 형식은 그가 1년여 넘게 일반 공연장의 요청을 마다하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고집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의 테마는 ‘고독한 러너’.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고독감’을 표현하고 싶다는 바람에서 이렇게 정했다.조용필은 “고독이야말로 나의 음악을 지켜온 힘”이라며 “세상 사람들 모두 고독을 안고 있지만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함께 뛰면서 이를 극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용필이라는 명성에 맞게 무대도 환상적이다.평소 무대 욕심이 많아 출연료를 전부 제작에 쏟아붓는 그는 일단 3억원을 이번 콘서트의 제작비로 책정했다.
개인콘서트의 제작비 3억원은 상당한 금액.하지만 조용필이 말하는 소위 ‘딴따라 기질’ 때문에 일을 하다보면 욕심이 생겨 예상액을 초과하기 일쑤다.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만 있다면 이 정도는 상관없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공연 중간중간 적절한 무대미술·조명·영상이 곁들여질 예정이다.
“영상을 보면 ‘아! 이 노래가 생각난다’고 할 정도로 짜임새있게 무대를 만들 생각이에요.또 봄(푸른색),여름(빨간색),가을(백색),겨울(검정색)을 색깔별로 나누어 자연과 인생의 기쁨과 슬픔을 다룰 예정이에요.”
이번 무대는 매회 26곡씩 6일간 이뤄진다.다소 버거울 법한 강행군이지만 조용필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과거 일본에서 활동할 때 14일 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고생했던 것이 좋은 경험이 됐단다.당시 장기간 공연으로 목이 쉬어 말하기조차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 공연에 대비,담배도 끊고 주위 사람들과 대화도 자제할 정도로 만전을 기하고 있다.
“준비를 나름대로 열심히 했어요.충분한 준비로 목의 힘이 많이 길러져 한달간 공연해도 끄떡없어요.”
남북 화해무드에 발맞춰 북한 공연에 자신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데 대해 그는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내년에는 힘들 것”이라고 말한다.“북한 공연에 대한 섭외가 많이 오고 있지만 스케줄상 도저히 안될 것 같아요.그래서 요즘은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내년 5월께 선보일 신곡의 청사진도 조금 내비쳤다.스케줄을 정해 놓고 녹음하는 것을 싫어하는 그는 70·80년대 유행했던 록음악을 새로운 감각으로 각색해 선보일 생각이다.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댄스·록·재즈 등 각 장르가 각기 자리를 잡아갔으면 한다”고 말하는 조용필은 “비록 이번에는 신곡이 들어가지 않지만 모두가 만족할 만한 환상적인 레퍼토리가 준비되어 있는 만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낸다.
/윤경철 angel@sportstoday.co.kr
<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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