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게시판
어느 곳 게시판에 '아주 가끔 몰래 불러보는 이름'이란 제목의
글이 눈에 뜨였고, 내용보다는 그 제목이 맘에 닿아 한참을 멍
하니 생각에 잠겼지요.
아주 가끔 몰래 불러보는 이름..
제게도 그런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세찬 비 아닌, 적당허니 감상에 젖을 정도로만 비 내리는 날이
면, 신음인듯, 얕은 날숨인듯 입에서 새어 나오는 그런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그때뿐이던가요..
봄이면, 때가 지났슴에도 채 망울로 남은 장미꽃망울을 보아도
이름 하나, 몰래 불러보고..
여름엔, 맴맴 소리 원없이 질러보지도 못하고 마른 소나무등짝
에 붙은 채로 말라버린 애매미를 보아도 이름 하나, 몰래 불러
보고..
가을엔, 발간빛 하나 없는 채로 떨어져 뒹구는 푸르디 푸른 단
풍잎을 보아도 그러하고..
그제처럼 잠깐 내린, 눈인듯 찬비가 내린 날에는 차마 불러 보
지도 못하고 가만히 숨죽인 채 속으로만 그사람 이름을 되뇌이
고 또 되뇌일뿐입니다.
...
무엇이든, 익어야 요긴히 쓰이지요..
꽃이든지, 열매든지, 사람이든지, 사랑이든지..
채 익지도 않아 설 익은 채로 황망히 세월을 견뎌야 하는 것들
은 이렇게 '아주 가끔 몰래 불러볼 수'밖에 없나 봅니다.
부르다 내가 죽을 이름, 조용필.. 그리고..
무정..
글이 눈에 뜨였고, 내용보다는 그 제목이 맘에 닿아 한참을 멍
하니 생각에 잠겼지요.
아주 가끔 몰래 불러보는 이름..
제게도 그런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세찬 비 아닌, 적당허니 감상에 젖을 정도로만 비 내리는 날이
면, 신음인듯, 얕은 날숨인듯 입에서 새어 나오는 그런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그때뿐이던가요..
봄이면, 때가 지났슴에도 채 망울로 남은 장미꽃망울을 보아도
이름 하나, 몰래 불러보고..
여름엔, 맴맴 소리 원없이 질러보지도 못하고 마른 소나무등짝
에 붙은 채로 말라버린 애매미를 보아도 이름 하나, 몰래 불러
보고..
가을엔, 발간빛 하나 없는 채로 떨어져 뒹구는 푸르디 푸른 단
풍잎을 보아도 그러하고..
그제처럼 잠깐 내린, 눈인듯 찬비가 내린 날에는 차마 불러 보
지도 못하고 가만히 숨죽인 채 속으로만 그사람 이름을 되뇌이
고 또 되뇌일뿐입니다.
...
무엇이든, 익어야 요긴히 쓰이지요..
꽃이든지, 열매든지, 사람이든지, 사랑이든지..
채 익지도 않아 설 익은 채로 황망히 세월을 견뎌야 하는 것들
은 이렇게 '아주 가끔 몰래 불러볼 수'밖에 없나 봅니다.
부르다 내가 죽을 이름, 조용필.. 그리고..
무정..
7 댓글
하얀모래
2002-01-25 18:36:20
여우
2002-01-25 19:52:47
짹짹이
2002-01-25 20:19:15
꽃바람
2002-01-25 20:37:03
은서맘
2002-01-25 20:43:02
천랸무정
2002-01-25 21:12:33
짹짹이
2002-01-26 03:2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