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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수’ 조용필이 한국 축구를 위해 칼을 뽑아들었다.
지난해 말 서울 예술의전당의 빅콘서트 이후 어떤 새로운 공연 제의를 받아도 그 유혹에 흔들리지 않던 조용필이 한일 월드컵 붐 조성과 성공적 개최라는 ‘대의’를 위해 전국 투어에 나서기로 했다.
‘조용필 2002 비상’이라는 타이틀로 4∼5일 서울 동대문운동장 공연을 시작으로 11일 대구 두류축구장,18일 부산 벡스코,24일 광주 조선대학교 대운동장으로 이어지는 전국 순회 콘서트를 펼친다.
요즘 보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평균 8시간씩 공연 리허설에 몰두하고 있는 조용필을 지난달 26일 서울 마포구 용강동 ‘썬악기’ 연습실에서 만났다.
▲역시 국민가수! 그가 하면 뭔가 다르다
조용필의 무대는 항상 폭넓은 팬층의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매번 깜짝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먼저 폭 65m,높이 18m 매머드 무대가 눈길을 끈다.
조용필은 이 무대를 위해 일본과 미국 등 공연 선진국에 별도의 자문을 구했을 정도다. 또 실내 공연에서 불가능했던 초대형 세트와 음향·영상은 물론,관객들이 깜짝 놀랄 만한 특수 효과와 연출을 시도한다.
특히 무대 양옆에 조명을 이용해 입체감을 주는 팜조명과 캐나다에서 특수 제작해 가져온 애니메이션은 다소 낙후된 국내 공연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전망이다. 물론 이번 공연에서도 인사말 외에 별다른 멘트는 하지 않는다(조용필은 공연 때 말을 극도로 아낀다.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팬들에게 한 곡이라도 더 들려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붐을 이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홍보대사이기도 한 조용필은 올초 월드컵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온국민이 모두 부를 수 있는 신곡 ‘꿈의 아리랑’을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 노래를 월드컵 공식 가요로 불리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과거 88 서울올림픽때 모두가 편하게 부를수 있는 노래 ‘서울!서울!서울!’을 선보였던것과 마찬가지로 월드컵때 편하게 불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용필은 이 노래를 이번 공연에서 20명의 백코러스와 함께 부른다.또 오는 30일 서울 상암 경기장에서 열릴 월드컵 전야제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듀엣으로 ‘꿈의 아리랑’을 열창하기로 했다.이날은 무려 2002명의 코러스가 무대에 함께 오른다.
▲느리지만 힘있는 영원한 가수
사람들은 조용필이 30년여간 국민가수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는 데 대해 ‘느림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그는 최정상에 있을 때인 지난 87년 스스로 가수왕을 반납하는 등 속도를 늦추고 있다.
그는 “방송에서 열 번이고 백 번이고 틀어주면 웬만한 노래는 다 히트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자유로움”이라면서 “외국을 돌아다니며 대중과 직접 만나는 콘서트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그때 천천히 가자고 다짐했다”며 달라진 자신의 삶의 자세 배경을 밝혔다.
이어 “완전히 이 길로 돌아서게 되는데 1,2년,아니 3,4년 걸릴지도 모르지만 개의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2∼3년 활동하다 은퇴선언을 하는 요즘 신세대 가수들이 한번쯤 곱씹어 볼 만한 대목이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고독한 러너
조용필처럼 행복한 사람도 드물다. 그는 그동안 17장의 앨범을 냈는데 모두 히트했다. 그만의 대중 흐름을 읽는 비밀이 있는 것일까.
그는 이 대목만 나오면 겸손하다. 항상 자신의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맡겨 둔단다. 그동안 남들이 하면 안될 것 같던 것들이 조용필이 해 히트친 ‘판소리 실험’이나 ‘가성 실험’도 그런 것이고 지난해까지 애착을 보였던 ‘뮤지컬 사랑’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할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란다. 다만 그것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고맙단다.
새 앨범은 올 가을께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도 앨범만큼 공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라 상반기 때는 힘들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윤경철 angel@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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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댓글
신필
2002-04-30 21:57:03
장경화
2002-05-01 03:36:02
소영
2002-05-01 11: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