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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stoo.com/html/stooview/2003/0304/091918572012131200.html
조용필은 맨 마지막에 나오는 법이지.’
스타는 결코 무대 첫머리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조용필’은 그렇게 보통명사가 됐다. ‘조용필’은 이제 한 가수의 이름이 아니라 스타의 대명사이자 보통명사가 됐다.
2월28일 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부인 고 안진현씨와 10년 세월을 보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집에서 조용필을 만났다. 그는 6일 만에 경기도 화성 선산에 묻힌 아내를 만나고 오는 길이었다. “얼마 전 묘소에 갖다 놓은 꽃이 피어 어느새 벌들이 찾아들더라”며 살짝 웃었지만 그의 눈에서는 아내의 모습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는 아내의 기억이 묻어나는 세간살이를 갖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여전히 아내에 대한 온전한 기억은 뇌리에서 가시지 않지만 그 와중에도 ‘슈퍼스타’ 조용필은 새 앨범과 데뷔 35주년 기념 공연에 대한 준비로 분주한 듯 보였다.
―지난 10년을 함께 한 부인을 떠나보내고 행여 마음을 다친 것은 아닌지.
▲이사도 아내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새집은 남향이어서 지금 집보다 분위기가 밝다. 아직은 좀 세월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다. 그리 쉽게 잊혀지겠나. 아내의 가족들도 힘겨워할 테고. 내일(3월1일) 미국으로 장모님을 비롯해 처가 친지들을 방문할 생각이야. 뉴욕과 워싱턴에도 들러 음악에 관한 여러 가지 준비들도 좀 해야할 것 같고.
―아내에 대한 기억과 사랑을 노래에 담겠다고 했는데.
▲추모곡은 아니야. 단지 아내를 그리워하는 마음,사랑하는 마음을 그대로 담겠다는 얘기지. 그래서 슬프지 않은 노래를 만들고 싶어. 8월쯤 나올 새 앨범에 담을 생각이야.
―새 앨범에 담길 음악이 궁금하다. 물론 부인에 대한 노래 때문만은 아니다. ‘국민가수’로 불린 당신의 음악에 대해 대중은 늘 궁금해 했으니까.
▲아직 딱히 뭐라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 ‘태양의 눈’ ‘아리랑’ 등의 노래와 예전에 작곡한 미발표곡 가운데 한 곡도 넣을 생각이다. 대강 8곡 정도가 담기겠지. 이를 위해 미국에서 돌아오는 3월 중순 이후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앨범 작업을 하게 될 거다. 6월 말부터 녹음을 시작해 8월15일 이후에 새 앨범을 내놓을 작정이다.
―일본? 예전처럼 일본에서 활동을 재개한다는 얘긴가? 미국 진출 등에 관한 얘기도 나왔는데.
▲일본 쪽에서 계속 요청이 오지만 올해는 계획이 없다. 국내 콘서트 일정이 잡혀 있어서. 미국의 경우는 내년 봄쯤에 5∼6개 도시에서 콘서트를 가질 생각이다. 미국의 유명한 통신회사인 MCI측에서 CF 출연 제의를 해왔다. 저작권 문제를 포함해 이런 부문을 담당할 매니저도 기용할 생각이다.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는다. 그에 맞춰 35차례 콘서트를 갖겠다고 했는데.
▲매 공연을 모두 다른 컨셉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4월12일 경기도 의정부 실내체육관 공연부터 올해 공연이 시작되지. 4월28,29일 울산 공연을 거쳐 5월20일에는 서울 코엑스 컨벤션 센터에서도 무대를 펼친다. 가장 큰 규모는 아마 8월30일 가질 서울 잠실주경기장 콘서트가 아닐까. 이 무대에는 후배 가수들도 출연할 예정이다.
―아내의 유산 등으로 복지재단 ‘필’(가칭)을 세우겠다고 했다.
▲내년 초 정·재계의 저명 인사 7명을 재단 이사로 위촉할 생각이다. 이미 몇 분은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고맙지 않은가.
―70년대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한국 대중음악사를 다시 쓴 ‘국민가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만큼 요즘 후배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남다를 듯하다.
▲숱한 고생의 기억은 내가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지 않았나 싶어. 아마 지금까지 나를 버티게 한 밑거름도 그것일 테고. 요즘엔 음악성보다는 캐릭터나 외모 등 외형적인 요소의 비중이 더 큰 것 같다. 가수들의 활동 수명이 짧은 것도 그 탓일 게다. 안타까운 일이지,뭐.
/윤여수 tadada@sportstoday.co.kr 윤경철 angel@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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