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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엔터테이너의 허상

ypc스타, 2003-11-04 09: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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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국남의 연예문화탐험기>12

조용필 그리고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Multi Use) 전략의 전사들

이 시대의 가객(歌客)이자 국민가수라는 명성에 걸맞은 조용필이 연예계 데뷔 35주년을 기념해 얼마전 서울 잠실 경기장에서 가수로는 가장 큰 규모의 대형콘서트를 열었습니다.

그는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 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후 대마초 흡연으로 활동을 금지 당하다 1980년 ‘창 밖의 여자’로 재기해 단일 앨범 100만장 판매라는 기록을 세운 이후 여전히 우리시대의 최고의 가객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는 트로트에서 록,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하며 남녀노소에게 사랑 받는 허명 뿐인 ‘국민가수’가 아닌 진정한 국민가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를 술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때가 생각나는군요. 그와 이야기 나누던 두시간 내내 저의 뇌세포를 자극시키는 것이 있었습니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것을 희생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는 잠잘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음악을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가 뿜어내는 줄담배의 연기는 어쩌면 한 분야에 미칠 수밖에 없었던 그래서 다른 것을 하지 못한 광인(狂人․미치광이)의 모습, 바로 조용필의 분신과도 같았습니다.

그는 돈을 벌면 좀 더 좋은 음악을 위해 악기를 구입했고 활동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작곡에 몰두했으며 방송보다는 무대에 서서 청중과 함께 호흡을 했습니다. ‘The History'이라는 이번 콘서트명처럼 그는 한국 가요사의 현재 진행형의 역사입니다.

조용필은 수년간 최고의 인기를 누리면서도 노래 외에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딱 한번 그의 노래 ‘창밖의 여자’를 영화화 한 작품에서 유지인과 함께 주연했음). 음악 ‘한길’이었지요. ‘한길’이라는 단어와 상반되는 풍경이 떠오르는군요.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고 방송진행도 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용어로 나서는 연예인들입니다.

핑클의 멤버를 보십시다. 옥주현과 이효리는 본업인 가수보다는 요즘에는 방송 진행자로 활동이 왕성하고 성유리와 이진은 방송 진행과 함께 연기자로서의 길도 걷고 있습니다.

이뿐이겠습니까. SES의 슈와 유진 역시 가수, 방송 진행과 연기를 겸업하고 있지요. 이처럼 다양한 연예 분야에서 동시에 활동하는 연예인은 이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임창정, 장나라, 엄정화, 박용하, 김민종, 안재모, 박광현, 이성진, 박경림 등 연예인이라면 이제는 최소한 두세 개 분야에서 활동해야 정상인 것처럼 보일 정도니까요.

물론 예전에도 다양한 연예 분야에서 활동하던 연예인이 있었지요. 대중문화 초창기인 1900~1940년대에는 ‘황성의 적(적)’(1935년 앨범 발표)을 불러 당시 5만장이라는 엄청난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최고의 가수로 떠오른 이애리수가 영화, 연극 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한 것처럼 웬만한 연극 배우는 영화배우, 가수를 겸업했지요.

하지만 최근 한 연예인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이 당시에는 연예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위상이 너무 낮아 연예인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연예인의 수가 절대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한 사람이 여러 분야의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해 연극, 영화, 방송, 가요 관련 학과 대학 졸업생이 한해 평균 1만여명이 쏟아져 나오고 연예인 지망생이 100만명에 달하는데도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이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배후에는 연예 기획사의 이윤창출을 위한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지요. 바로 One Source-Multi Use(원소스 멀티유스)전략이라고 하지요.

일본 연예 프로덕션은 1980년대부터 10대 청소년을 겨냥한 아이돌 스타 가수를 집중 배출했는데 가수들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동시에 스타의 수명이 짧아지는 현상을 보면서 타개책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입니다.

연예인 지망생이나 그룹을 가수로 데뷔시키거나 연기자로 연예계 첫발을 딛게 한 다음 가수는 연기자로, 진행자로 진출시키고 연기자는 가수로 활동시켜 연예인의 생명을 연장시킴과 동시에 인기의 시너지 효과를 유발시켜 수입을 최대한 창출하자는 의도였지요.

일본의 최고 인기 그룹 SMAP는 가수 데뷔 이후 3~4년간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요. 물론 음반 판매도 저조했지요. 그러자 SMAP의 소속사인 자니스프로덕션은 이들 멤버 5명에게 연기와 개그 지도를 해 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에 진출시켰지요.

멤버중 기무라 다쿠야는 연기자로서 최고의 인기를 얻었고 다른 멤버들도 인기가 상승하면서 가수로도 관심을 모아 엄청난 음반 판매량을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수입 창출이라면 물불을 안 가리는 상당수의 한국 연예 기획사가 이러한 일본의 전략을 수입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연예인의 생명도 연장시키고 인기도 얻고 게다가 수입이 배가되니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지요.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으로 배출된 만능 엔터테이너를 표방한 연예인들이 우리의 대중문화의 질을 하향 평준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대사 연기조차 제대로 안된 가수를 주연으로 캐스팅 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가 하면 가창력의 기본조차 없는 연기자나 개그맨들이 인기만을 믿고 너무 쉽게 가요계를 진출해 대중음악의 질 저하를 부채질하고 있지요.

저는 대중매체에서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말을 단호히 거부하는 사람입니다. 솔직하게 현실을 봅시다. 과연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활동하는 멀티플레이어적인 팔방미인 연예인이 얼마나 될까요.손으로 꼽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적지 않나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는 이유로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용어를 구사하려면 먼저 국어사전에서 ‘만능’(萬能:온갖 것에 다 통하고 능함)이라는 단어의 뜻을 먼저 수정해야 맞는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제발 한가지라도 잘 했으면 합니다.

만능 엔터테이너를 표방하는 연예인 여러분! 시간이 되신다면 제발 조용필의 콘서트에 가셔서 그의 음악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실력 그리고 한길로 매진하기도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느끼십시오. 그리고 반성하셔서 우리의 대중문화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길이 뭔가를 생각하시고 실천하십시오. 제발.....

배국남 문화평론가
ⓒ[자스민플래닝 11/03 15:29]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View.htm?ArticleID=2003110315290600064&LinkID=10&NewsSetID=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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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댓글

음악에 능통한 자

2003-11-04 11:30:39

필님께서 <나는 엔터테이너이다>라는 요지의 말을 한 거 가지고
신현준이가꼬투리 잡은 적이 있지요.

필님께서 그 말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을 하지 않으셨지만
우리들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도 남지요.

그런데 신현준이는 필님의 <엔터테이너>라는 말을
요즘의 연예계에서 보여주는 젊은 가수들의 행태에 연관지어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고
또 그 점을 아주 못마땅하게 여기더군요.

필님이 말씀 하신 엔터테이너란
음악에 관한 모든 것(작사 작곡 보컬 연주 공연, 무대연출....)을 말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나랑필

2003-11-04 18:42:11

당연하죠.
근디, 신현준씨는 뭐든 한 번쯤 꼬아서 생각하시는 것 같더군요^^;

암튼 오빨보면, 한 분야의 거장이 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해야하는 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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