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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45.2%가 1년에 단 한번도 예술행사를 관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전국 15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2000년 문화향수실태조사’를 실시한 문화관광부와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조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이는 1997년의 관람률(66.8%)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로 IMF 한파 등으로 어려워진 경제사정을 반영해주는 대목. 문학행사의 연평균 관람 횟수는 97년 0.3회에서 0.1회로, 미술전시회는 0.6회에서 0.3회, 연극·뮤지컬 공연은 0.4회에서 0.2회로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
영화관람 횟수도 97년(3.1회)에서 2.2회, 연예(쇼) 공연도 0.3회에서 0.2회로 줄었다. 무용관람은 0.03회(97년 0.1회)
그러나 한번이라도 공연행사에 참석한 관람경험자만을 대상으로 조사할 경우 영화·연예(쇼) 공연 등 대중문화를 제외하고는 연평균 관람 횟수가 오히려 97년 조사때보다 늘었다. 관람자들의 경우 문학행사에 2.24회(97년 1.98회), 클래식·오페라 공연에 2.18회(97년 1.77회), 무용에 1.72회(97년 1.53회)씩 참석했다.
이는 경제사정에 구애받지 않고 고급예술을 즐기는 이른바 예술향유층이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예술관람객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
한편 학생들의 학교밖 문화예술활동(과외예술활동)은 전반적으로 줄었으나 시·군·구민회관 등 공동단체 부설기관에서 과외를 받는 비율은 97년 15.9%에서 33.3%로 크게 늘었다. 반면 사설학원·강습소는 97년 47.1%에서 30.5%로, 개인레슨은 33.6%에서 11.2%로 뚝 떨어졌다. 조현성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연구원은 이에 대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강료가 저렴한 공공기관을 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일의 여가시간은 평균 3시간27분이었고 주말·휴일은 6시간6분이었다. 가구당 월평균 여가비용은 16만9천원으로 97년(16만4천원)보다 5,000원 늘어났다.
〈이기환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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