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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신문 2010-04.19] “나는 여전히 꿈 많은 가수”
2010.04.1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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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꿈 많은 가수”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사랑콘서트-러브 인 러브’ 여는 조용필
“잠실주경기장에 ‘무빙 스테이지’를 설치합니다. 공중에서 등장해 70초 동안 중앙 무대에 안착한 다음에 다시 6m 높이로 떠서 객석 위로 80m까지 뻗어갑니다. 이곳에서 총 24분간 공연할 겁니다.”
‘가왕’ 조용필(60)의 꿈은 무궁무진했다. 잠실주경기장에 무빙 스테이지를 만들어 노래 부르겠다는 말을 듣고 모두 입이 쩍 벌어졌다. 공연에 대한 열정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최고의 공연을 만드는것이 꿈
객석위로 움직이는 무대 기획
환갑 맞았지만 목소리 여전해
은퇴하면 뮤지컬에 도전할 것
지난 16일 저녁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조용필은 “장소가 크다 보니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면서 “무대도 가로 120m, 세로 33m의 대규모인데, 무대에서 조명ㆍ영상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무대 빌딩 속에 무엇을 보여줄지’에 초점을 맞춰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조용필은 5월28~29일 오후 7시30분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사랑콘서트-러브 인 러브’를 개최한다. 소아과 전문병원 등과 연계해 수익금을 소아암 어린이 치료에 쓰는 자선공연이다.
이틀간 총 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대규모 공연으로, 기부 공연으로는 최대 규모다.
“제 꿈은 최고의 공연을 만드는 거예요. 감동을 줘야 다음에도 공연장을 찾아오죠. 무빙 스테이지는 공연이 60% 진행됐을 때 등장합니다. 전체 공연은 방송카메라 20대로 중계할 겁니다. 조명은 무대뿐 아니라 객석 곳곳을 비춥니다. 이를 위해 제작비를 기존 공연보다 3배 이상 늘렸습니다. 관객에게 꼭 기억에 남는 공연을 선사하고 싶어요.”
공연 오프닝은 3D 애니메이션으로 준비 중이다.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공연임을 고려해 어린아이가 태어나 고초를 겪다가 빛을 따라 성장하는 내용이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영상을 만들 거예요. 안 좋으면 못하겠다고 스태프에게 엄포를 놨어요. 어려운 작업이지만 잘 나왔을 땐 너무 기분이 좋아요. ‘우리가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재미있죠.”
조용필은 “좋은 취지여서 적극 참여하게 됐는데, 아직은 확실하지 않지만 매년 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날 소록도 공연에서도 두 곡을 부르는데 앞으로 좋은 일에는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연 외에도 올가을부터 새 브랜드를 걸고 지난해 신종플루 여파 때문에 공연을 연기한 3개 도시를 포함해 총 8개 도시 투어를 펼친다. 2008년 40주년 때 내려던 음반은 바쁜 일정 때문에 잠시 중단된 상황이다.
뮤지컬 배우로 육성하고 있는 여자 후배는 현재 대학에 입학해 성악을 공부 중이라고 전했다. 음악인의 필수인 악기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조용필은 올해 환갑을 맞았다. 팬들이 환갑 축하 광고를 냈다. 당시 공연 준비 때문에 해외 출장 중이었다. “너무너무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60세이지만) 아직은 내 목소리가 변했다는 걸 못 느껴요. 공연한 걸 녹음해 10년 전과 비교해도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나이를 더 먹으면 변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 과거에 예술의전당에서 14일 연속으로 공연하느라 목이 쉬는 걸 우려해 반 음정 낮춰 불렀는데, 못하겠더라고요. 음정을 낮춰 부르느니 차라리 은퇴가 낫죠. 스스로 꺼림칙하고 나 자신에게 실망하면서까지 노래 부르고 싶지 않아요.”
그의 입에서 ‘은퇴’라는 말이 처음 나오는 순간이었다. 참석자들이 긴장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은퇴하면 뮤지컬에 도전할 거예요. 언제 은퇴할지 모르지만, 은퇴한 후에는 꼭 뮤지컬을 만들 겁니다. 은퇴하면 노래를 그만두는 것이지, 음악을 그만두는 게 아니니까요.” 1544-1555, 1566-1369
곽명동기자 jobim@fnn.co.kr
노래도 연기도 잘하는 후배가수들 대견해 조용필은 공연장에서 ‘객석이 하나로 몰입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많은 관객을 놓고 공연하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인데, 그중에서도 관객이 몰입하는 순간이 최고라고 말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관객 구성이 점차 변하는 걸 느낀다고 털어놨다. 1990년대 중반 그룹 비치 보이스의 공연을 봤을 때 가족 단위였다. ‘나도 저렇게 돼야 할 텐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조금씩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용필은 요즘 후배 가수들에 대해서도 대견스러운 마음을 나타냈다. “음악을 잘 만들고 노래와 연기도 잘하더군요. 아이들 그룹이 해산하면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도 (다른 나라 가수도 그렇게 하기 때문에) 우리만의 특수성은 아닌 것 같아요. 후배들은 우리 때보다 음악적인 역량을 더 빨리 흡수해요. 어떻게 만드는지 요즘 노래도 다 들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