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게시판
ㅇ 서울나들이
결혼 전후를 통틀어 남편과 단둘이 처음 떠나는 기차여행...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심장한 서울행이었다.
ㅇ 만남
많은 팬클 회원들이 그랬듯이 공연과 함께 팬클 회원들과의 오프만남에도 적잖이 기대를 하고 갔었다.
그래서 일부러 부산경남지역방 회원들과 서울역에서 시간 약속까지 했었다.
하얀모래님이 인솔(?)해오신 허남열님과 그 누님, 그리고 조태익님을 만나서 같이 잠실까지 동행했다.
첨에 통성명도 서로 안 할 정도로 서먹서먹하더니 "조용필"이라는 공통의 화두가 있어
그 어색함이 없어지기에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ㅇ 공연전 & 기다림
PIL21부스에 잠시 들러 팜플렛을 받고 필님 저작권반환 서명 한 뒤 부스 주위를 둘러보던 중에
디제이 덕님이랑 블루시나스 국장님과의 짧은 만남을 가졌다.
덕님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비를 흠씬 맞으면서도
계속 덩실덩실(젊은사람의 춤사위를 나타내는 의태어가 도저히 생각안남) 춤을 추고 계셨다.
배고프다는 성화에 못이겨 부스 주위를 나와서 식당을 찾아 헤맸다.
나중에 알고보니... 주위가 온통 음식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경남 촌사람들 일행은 거의 잠실 옆동네까지
밥먹으러 갔다. 어느분은 공연 기다림이 너무 초조했던지 소주생각이 났던 모양... 벌건 대낮에 소주도 한잔씩 했다.
ㅇ 해프닝
공연중에 볼일(?)이 보고프면 안 되니까 미리 볼일을 봐 두자는 의견에 단체로 화장실을 갔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장에 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생각이었는지... 화장실 줄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데...남자들은 금새 볼일을 보고 나오는 것이었다. 그러다 태익님이...허남열님 누님과 나를 남자 화장실로
데려가더니 다른 여자들도 많이 볼일을 보고 있으니 나중에 후회말고 그냥 남자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랜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내 앞에는 많은 여자들이 볼일을 봤는데 내 뒤에는 아무도 줄을 안 선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자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_+
ㅇ 공연시작
필님 노래를 연결하여 만든 에니메이션...
그림도 어떻게 그렇게 다정하게 그렸는지...
짧은 에니였지만...그렇게 다정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던 건...
우선 배경음악이 필님음악이었고, 그 에니의 주인공이 바로 지켜보는 우리 팬들 자신들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 때부터 이상하게 눈물이 날려고 했다.
그러다가... 하늘에서 필님이 내려왔다.
사실 첨엔 필님이 너무 작게 보여서 얼릉 찾지 못했다.
기도하는 ~ 하길래... 무조건...꺅~ 했다.
그 다음부턴 무대로 내려와서 꽃바람, 단발머리, 어제 오늘 그리고... 이런 노래들 부르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올랐다.
꽃바람 부를땐...며칠전 한 밤중에 미세게시판에 꽃바람 가사가 적힌 옛날 사진 하나 스캔하나 올렸던 사실이
기억나서... 혼자 피식 웃었다.
ㅇ 꽃가루 & 응원수건 & 스탠딩
각 노래의 하일라이트 부분에서 하얀모래님으로 부터 한 주머니 얻어온 꽃가루를 뿌렸다.
내가 워낙 학창시절부터 던지기를 잘 못해서 꽃가루들이 겨우 내 앞사람 줄 정도밖에 날아가지 않았다.
그래도 뒤에 앉아계시던 친구처럼 보이는 세 아주머니들이 나보고 "언니 멋쟁이~"
하면서 자기들도 좀 거들어 주겠다고 했다.
내가 꽃가루를 뿌려야겠다고 생각한 시점이랑 그 아주머니가 생각한 시점이랑 아주 비슷해서
매번 꽃가루 주머니에서 손이 마주쳤던 게 참 신기했다.
내가 꽃가루를 너무 못 뿌리니까 남편이 자기가 해 주겠다고 했다.
꽃가루 주머니를 아예 자기 옆에 빈자리에다 갖다 놓았다. 쳐다보니..
그 옆엔 예쁘장한 아가씨가 앉아있었고 그 아가씨가 자기도 좀 뿌리면 안 되냐고 그랬단다.
나중에 공연 마칠 때 그 아가씨가 자기도 미세회원인 사랑님이라고 소개를 했다. (만나서 반가왔어요.)
좀 있다가... 갑자기 남편이 낮에 팬클럽 부스에서 받아온 "21세기 조용필 서포터즈" 응원수건을 꺼내줬다.
이걸 받기 위해 부스에서 미세 부운영자님인 조미향님에게 두 번이나 큰소리로 미세의 "비안에"라고 소개했다.
이번에도 뒤에 계시던 아줌니들이 "언니 멋쟁이~"하면서 수건 두 개중에 하나는 자기들이 좀 흔들어 주면 안 되겠냐고..
무대의 열기가 점점 달아오르자... 도저히 가만히 앉아있기엔 너무 힘들었다.
그 때... 옆에 54구역 팬클럽 단체 예매석에는 이미 올스탠딩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과감히.. 못찾겠다꾀꼬리부를때 즈음부터 벌떡 일어섰다.
첨엔 혼자 일어서려니 뒷사람이 안 보일까 걱정되고 뻘쭘하고 해서... 눈치가 보이더니...
나중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러다... 점점...많은 사람들이 서서히 일어서고 있었다.
손뼉치고 야광봉 흔들고 소리지르는 이외에 이렇게 적극적인 공연관람행위를 핸 본 건 첨였다.
공연 마치고 돌아갈 때 그 분들은 나에게 "언니 때문에 오늘 공연 너무 즐겁게 잘 봤어요."
헐~ 조용필 서포터즈로서... 칭찬도 다 받다니... 무지무지..뿌듯햇다.
ㅇ 필님멘트
팬들에게 너무 고마워서 어쩔줄 몰라하면서도 비가 와서 안타까운 필님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멘트를 많이 하셨다.
"비가 멋지게 오네요."
"저(필님)는 비 맞는 건 괜찮은데 여러분들 비맞게 해서 너무 송구스럽습니다."
"그래도 가겠습니다."
"오늘은 2층 3층 관람석에 계신분들이 비도 안 맞고 좋으시겠어요."
"비가 와서 첨단장비를 이용한 무대도 못 펼치고,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협연도 어렵고, 위대한 탄생 밴드 컴터도 고장나고...
1년동안 준비한 거 다 못 보여드려서 너무 아쉽습니다."
괜찮아요...라고 소리는 질렀지만...정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ㅇ 18집 신곡
첫번째는 이번에도 이글거리는 태양그림 스크린을 배경으로 "태양의 눈"을 새로이 편곡해서 부르셨다.
편곡한 노래가 더 좋니 이전곡이 더 좋니...게시판에 의견이 많은데... 난...새로 편곡한 곡이 더 좋은 것 같다.
그 다음... 고 안진현님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추모곡 "진"..
공연장에서 나는 못 봤는데 남편이 조용필 우는 것 같다고 그러더니..신문기사를 보니... 이 곡 부르면서
정말로 필님이 눈물을 훔치셨다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진다.
세 번째 소개한 신곡..."도시의 오페라" ... 내가 듣기엔 적어도 소름이 끼칠정도로 장엄한 노래였다.
도시적이고 오페라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노래는 과연 어떻게 만들까 무지 궁금했었는데
필님 노래를 들으니 필이 딱 꽂혔다. 우리 남편이 듣기엔 노래가 좀 어렵다고 했다.
그건 인정한다. 우리 필님이 얼마나 고상한 음악을 만드시는데...
이제는 듣는 이들의 음악감상수준을 좀 높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ㅇ 게스트
신승훈 : 그 자신도 충분히 대단한 가수인데 오늘의 자기를 있게 해주신 선배님에게 감사드린다고 하면서 창밖의 여자를 불렀다.
내가 그저 뿌듯할 뿐이다.
GOD : "나는너좋아"를 랩으로 부르면서 첨엔 좀 어색하지는 않을까 아슬아슬하더니...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아주 멋지게
소화해 낸 것 같았다. 아니..20년도 더 된 필님노래는 랩송으로 편곡해서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신해철과 여러명의 랩퍼들(락커들?) : "아시아의 불꽃"을 정말 열정적으로 불렀다. 랩과 락의 진수를 필님노래를 통해서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장나라 : 어린이들과 함께 "작은천국"을 불렀다. 역시 필님 노래는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메세지가 있음이
느껴졌다.
유열 : 축하케익도 준비해 오고 필님과 인터뷰하는 시간도 가지고 필님에 대한 존경심을 주체 못하는 것 처럼 보였다.
그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그대발길 머무는 곳에"를 불렀고 간주중에는 필님이 직접 하모니카를 불렀다.
아주 세심한 것까지 신경쓰시는 필님이 느껴졌다.
이은미 : 어떤 노래를 부를까 좀 궁금했었는데...역시 여성락커답게 "미지의 세계"를 불렀다.
밤하늘을 수놓는 아니 터뜨리는 불꽃과 여성락커와 기타리스트 조용필 그리고 관객이 혼연일체가 되었다.
ㅇ 함께 노래하는 시간
허공, 모나리자, 돌아와요부산항에,Q 등을 부를 땐 다함께 불러요 하는 자막 또는 필님의 멘트로 같이 불렀다.
템포가 빠르든지, 느리든지, 트롯이든지 락이든지... 그런 건 함께 노래하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함께 노래하는 시간엔 필님이 관객석 앞으로 뻗은 무대로 걸어나와서 주로 노래했다.
R석예매를 하지 못 했던 사실을 아주 짧게 애석해 했던 시간이었다.
ㅇ 불꽃놀이
비로 인한 스케쥴의 차질로 불꽃놀이는 언제 어떤식으로 펼쳐질까 궁금했었는데 이은미가 부르는 "미지의 세계"
에서부터 시작된 불꽃놀이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이어졌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투입된 비용에 비해 너무 효과가 미약했다는 안타까움을 얘기하고 있지만...
어쨋거나 그것도 대단한 볼거리임에는 틀림없었다.
우스개 소리지만... 미지의 세계나 킬리만자로의 표범 같은 노래는 불놀이야...이런 노래들 보다 훨씬 더 불꽃놀이와
잘 어울리는 노래였다.
도심에서는 10시 이후에 불꽃놀이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 필님 공연때문에 첨으로 알았다.
ㅇ 앵콜송
맘 같아서는 한 10곡 정도 불러주면 좋으련만... 꿈, 자존심, 친구여 ... 이렇게 세 곡 불렀다.
꿈을 부르기 전에는 필님 공연에 항상 나타나는 고운 목소리의 여자아이와 함께 나와서 드보르작의 "신세계에서"에
나오는...꿈속에 그리던 그리운 고향(제목이 알쏭달쏭?)...을 불렀다.
모든 쟝르의 음악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필님의 도전정신을 볼 수 있는 무대가 아니었을까?
(너무 거창한가?)
자존심은 마지막으로 스탠딩에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노래였고,
친구여는 그야말로 필님노래로 인해 4만5천 관중이 하나되는 시간이었다.
ㅇ 트랙 한바퀴
내 개인적으로는 이 때가 젤 감동스러웠다.
무대에서는 후배들이 앵콜송 친구여를 불러주고 있었고...
필님은 팬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다.
비록 경호원들이 붙어있었지만... 정말 위험천만이었다. 아마도 목숨이라도 걸 각오였던 것 같아 보였다.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던게다. 또 눈물이 날 것만 같다.
ㅇ 뒷풀이
그 담날 남편이 집안 벌초 가야돼서 뒷풀이 참석 못하고 밤차타고 내려왔다.
너무 안타깝다.
혹..담에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집안 대소사까지도 미리미리 잘 챙겨놔야 겠다.
ㅇ 맺는 말
비가 와서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웠던 공연이었지만
비가 와서 더 장관이었고 더 추억이 될 그런 공연이었다.
경주 양남사는 비안에... 완죤히...잠실벌 비안에서... 감동먹고 돌아오다.
* 일주일전에 CPU 2.66GHz의 빵빵한 컴을 새로 하나 마련했는데
일욜밤 느닷없이 하드디스크를 인식못하겠다는 희한한 현상이 발생해
버릴려고 쳐박아왔던 133MHz컴을 다시 꺼내서 설치 했습니다.
엊저녁에 후기 쓰다가 컴 다운되고, 오늘 낮에 회사에서 일하면서 쨤쨤이 적다가 마무리 못 지어서 그냥 포기하고...
지금이 세 번째 시도입니다. (글 쓰면서 자정이 지나 다 하루씩 밀렸네요.)
게시판에 글 쓰면 리플 달아준다는 허남열님이 기다릴까봐... 허거걱~
토욜날 만나서 잠시나마 인사나눈 모든 분들 ... 너무너무...방가웠습니다.
* 필님.. 건강하시구요... 너무 고마워요...
필님 아니면 결코 느껴볼 수 없었던 행복한 마음... 충분히 만끽하고 돌아왔읍니다.
결혼 전후를 통틀어 남편과 단둘이 처음 떠나는 기차여행...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심장한 서울행이었다.
ㅇ 만남
많은 팬클 회원들이 그랬듯이 공연과 함께 팬클 회원들과의 오프만남에도 적잖이 기대를 하고 갔었다.
그래서 일부러 부산경남지역방 회원들과 서울역에서 시간 약속까지 했었다.
하얀모래님이 인솔(?)해오신 허남열님과 그 누님, 그리고 조태익님을 만나서 같이 잠실까지 동행했다.
첨에 통성명도 서로 안 할 정도로 서먹서먹하더니 "조용필"이라는 공통의 화두가 있어
그 어색함이 없어지기에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ㅇ 공연전 & 기다림
PIL21부스에 잠시 들러 팜플렛을 받고 필님 저작권반환 서명 한 뒤 부스 주위를 둘러보던 중에
디제이 덕님이랑 블루시나스 국장님과의 짧은 만남을 가졌다.
덕님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비를 흠씬 맞으면서도
계속 덩실덩실(젊은사람의 춤사위를 나타내는 의태어가 도저히 생각안남) 춤을 추고 계셨다.
배고프다는 성화에 못이겨 부스 주위를 나와서 식당을 찾아 헤맸다.
나중에 알고보니... 주위가 온통 음식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경남 촌사람들 일행은 거의 잠실 옆동네까지
밥먹으러 갔다. 어느분은 공연 기다림이 너무 초조했던지 소주생각이 났던 모양... 벌건 대낮에 소주도 한잔씩 했다.
ㅇ 해프닝
공연중에 볼일(?)이 보고프면 안 되니까 미리 볼일을 봐 두자는 의견에 단체로 화장실을 갔다.
아니나 다를까 공연장에 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생각이었는지... 화장실 줄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런데...남자들은 금새 볼일을 보고 나오는 것이었다. 그러다 태익님이...허남열님 누님과 나를 남자 화장실로
데려가더니 다른 여자들도 많이 볼일을 보고 있으니 나중에 후회말고 그냥 남자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랜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내 앞에는 많은 여자들이 볼일을 봤는데 내 뒤에는 아무도 줄을 안 선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자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_+
ㅇ 공연시작
필님 노래를 연결하여 만든 에니메이션...
그림도 어떻게 그렇게 다정하게 그렸는지...
짧은 에니였지만...그렇게 다정하고 친근하게 느껴졌던 건...
우선 배경음악이 필님음악이었고, 그 에니의 주인공이 바로 지켜보는 우리 팬들 자신들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그 때부터 이상하게 눈물이 날려고 했다.
그러다가... 하늘에서 필님이 내려왔다.
사실 첨엔 필님이 너무 작게 보여서 얼릉 찾지 못했다.
기도하는 ~ 하길래... 무조건...꺅~ 했다.
그 다음부턴 무대로 내려와서 꽃바람, 단발머리, 어제 오늘 그리고... 이런 노래들 부르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올랐다.
꽃바람 부를땐...며칠전 한 밤중에 미세게시판에 꽃바람 가사가 적힌 옛날 사진 하나 스캔하나 올렸던 사실이
기억나서... 혼자 피식 웃었다.
ㅇ 꽃가루 & 응원수건 & 스탠딩
각 노래의 하일라이트 부분에서 하얀모래님으로 부터 한 주머니 얻어온 꽃가루를 뿌렸다.
내가 워낙 학창시절부터 던지기를 잘 못해서 꽃가루들이 겨우 내 앞사람 줄 정도밖에 날아가지 않았다.
그래도 뒤에 앉아계시던 친구처럼 보이는 세 아주머니들이 나보고 "언니 멋쟁이~"
하면서 자기들도 좀 거들어 주겠다고 했다.
내가 꽃가루를 뿌려야겠다고 생각한 시점이랑 그 아주머니가 생각한 시점이랑 아주 비슷해서
매번 꽃가루 주머니에서 손이 마주쳤던 게 참 신기했다.
내가 꽃가루를 너무 못 뿌리니까 남편이 자기가 해 주겠다고 했다.
꽃가루 주머니를 아예 자기 옆에 빈자리에다 갖다 놓았다. 쳐다보니..
그 옆엔 예쁘장한 아가씨가 앉아있었고 그 아가씨가 자기도 좀 뿌리면 안 되냐고 그랬단다.
나중에 공연 마칠 때 그 아가씨가 자기도 미세회원인 사랑님이라고 소개를 했다. (만나서 반가왔어요.)
좀 있다가... 갑자기 남편이 낮에 팬클럽 부스에서 받아온 "21세기 조용필 서포터즈" 응원수건을 꺼내줬다.
이걸 받기 위해 부스에서 미세 부운영자님인 조미향님에게 두 번이나 큰소리로 미세의 "비안에"라고 소개했다.
이번에도 뒤에 계시던 아줌니들이 "언니 멋쟁이~"하면서 수건 두 개중에 하나는 자기들이 좀 흔들어 주면 안 되겠냐고..
무대의 열기가 점점 달아오르자... 도저히 가만히 앉아있기엔 너무 힘들었다.
그 때... 옆에 54구역 팬클럽 단체 예매석에는 이미 올스탠딩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과감히.. 못찾겠다꾀꼬리부를때 즈음부터 벌떡 일어섰다.
첨엔 혼자 일어서려니 뒷사람이 안 보일까 걱정되고 뻘쭘하고 해서... 눈치가 보이더니...
나중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러다... 점점...많은 사람들이 서서히 일어서고 있었다.
손뼉치고 야광봉 흔들고 소리지르는 이외에 이렇게 적극적인 공연관람행위를 핸 본 건 첨였다.
공연 마치고 돌아갈 때 그 분들은 나에게 "언니 때문에 오늘 공연 너무 즐겁게 잘 봤어요."
헐~ 조용필 서포터즈로서... 칭찬도 다 받다니... 무지무지..뿌듯햇다.
ㅇ 필님멘트
팬들에게 너무 고마워서 어쩔줄 몰라하면서도 비가 와서 안타까운 필님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멘트를 많이 하셨다.
"비가 멋지게 오네요."
"저(필님)는 비 맞는 건 괜찮은데 여러분들 비맞게 해서 너무 송구스럽습니다."
"그래도 가겠습니다."
"오늘은 2층 3층 관람석에 계신분들이 비도 안 맞고 좋으시겠어요."
"비가 와서 첨단장비를 이용한 무대도 못 펼치고,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협연도 어렵고, 위대한 탄생 밴드 컴터도 고장나고...
1년동안 준비한 거 다 못 보여드려서 너무 아쉽습니다."
괜찮아요...라고 소리는 질렀지만...정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ㅇ 18집 신곡
첫번째는 이번에도 이글거리는 태양그림 스크린을 배경으로 "태양의 눈"을 새로이 편곡해서 부르셨다.
편곡한 노래가 더 좋니 이전곡이 더 좋니...게시판에 의견이 많은데... 난...새로 편곡한 곡이 더 좋은 것 같다.
그 다음... 고 안진현님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추모곡 "진"..
공연장에서 나는 못 봤는데 남편이 조용필 우는 것 같다고 그러더니..신문기사를 보니... 이 곡 부르면서
정말로 필님이 눈물을 훔치셨다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진다.
세 번째 소개한 신곡..."도시의 오페라" ... 내가 듣기엔 적어도 소름이 끼칠정도로 장엄한 노래였다.
도시적이고 오페라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노래는 과연 어떻게 만들까 무지 궁금했었는데
필님 노래를 들으니 필이 딱 꽂혔다. 우리 남편이 듣기엔 노래가 좀 어렵다고 했다.
그건 인정한다. 우리 필님이 얼마나 고상한 음악을 만드시는데...
이제는 듣는 이들의 음악감상수준을 좀 높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ㅇ 게스트
신승훈 : 그 자신도 충분히 대단한 가수인데 오늘의 자기를 있게 해주신 선배님에게 감사드린다고 하면서 창밖의 여자를 불렀다.
내가 그저 뿌듯할 뿐이다.
GOD : "나는너좋아"를 랩으로 부르면서 첨엔 좀 어색하지는 않을까 아슬아슬하더니...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아주 멋지게
소화해 낸 것 같았다. 아니..20년도 더 된 필님노래는 랩송으로 편곡해서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신해철과 여러명의 랩퍼들(락커들?) : "아시아의 불꽃"을 정말 열정적으로 불렀다. 랩과 락의 진수를 필님노래를 통해서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장나라 : 어린이들과 함께 "작은천국"을 불렀다. 역시 필님 노래는 많은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메세지가 있음이
느껴졌다.
유열 : 축하케익도 준비해 오고 필님과 인터뷰하는 시간도 가지고 필님에 대한 존경심을 주체 못하는 것 처럼 보였다.
그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그대발길 머무는 곳에"를 불렀고 간주중에는 필님이 직접 하모니카를 불렀다.
아주 세심한 것까지 신경쓰시는 필님이 느껴졌다.
이은미 : 어떤 노래를 부를까 좀 궁금했었는데...역시 여성락커답게 "미지의 세계"를 불렀다.
밤하늘을 수놓는 아니 터뜨리는 불꽃과 여성락커와 기타리스트 조용필 그리고 관객이 혼연일체가 되었다.
ㅇ 함께 노래하는 시간
허공, 모나리자, 돌아와요부산항에,Q 등을 부를 땐 다함께 불러요 하는 자막 또는 필님의 멘트로 같이 불렀다.
템포가 빠르든지, 느리든지, 트롯이든지 락이든지... 그런 건 함께 노래하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함께 노래하는 시간엔 필님이 관객석 앞으로 뻗은 무대로 걸어나와서 주로 노래했다.
R석예매를 하지 못 했던 사실을 아주 짧게 애석해 했던 시간이었다.
ㅇ 불꽃놀이
비로 인한 스케쥴의 차질로 불꽃놀이는 언제 어떤식으로 펼쳐질까 궁금했었는데 이은미가 부르는 "미지의 세계"
에서부터 시작된 불꽃놀이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이어졌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투입된 비용에 비해 너무 효과가 미약했다는 안타까움을 얘기하고 있지만...
어쨋거나 그것도 대단한 볼거리임에는 틀림없었다.
우스개 소리지만... 미지의 세계나 킬리만자로의 표범 같은 노래는 불놀이야...이런 노래들 보다 훨씬 더 불꽃놀이와
잘 어울리는 노래였다.
도심에서는 10시 이후에 불꽃놀이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번 필님 공연때문에 첨으로 알았다.
ㅇ 앵콜송
맘 같아서는 한 10곡 정도 불러주면 좋으련만... 꿈, 자존심, 친구여 ... 이렇게 세 곡 불렀다.
꿈을 부르기 전에는 필님 공연에 항상 나타나는 고운 목소리의 여자아이와 함께 나와서 드보르작의 "신세계에서"에
나오는...꿈속에 그리던 그리운 고향(제목이 알쏭달쏭?)...을 불렀다.
모든 쟝르의 음악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필님의 도전정신을 볼 수 있는 무대가 아니었을까?
(너무 거창한가?)
자존심은 마지막으로 스탠딩에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노래였고,
친구여는 그야말로 필님노래로 인해 4만5천 관중이 하나되는 시간이었다.
ㅇ 트랙 한바퀴
내 개인적으로는 이 때가 젤 감동스러웠다.
무대에서는 후배들이 앵콜송 친구여를 불러주고 있었고...
필님은 팬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다.
비록 경호원들이 붙어있었지만... 정말 위험천만이었다. 아마도 목숨이라도 걸 각오였던 것 같아 보였다.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던게다. 또 눈물이 날 것만 같다.
ㅇ 뒷풀이
그 담날 남편이 집안 벌초 가야돼서 뒷풀이 참석 못하고 밤차타고 내려왔다.
너무 안타깝다.
혹..담에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집안 대소사까지도 미리미리 잘 챙겨놔야 겠다.
ㅇ 맺는 말
비가 와서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웠던 공연이었지만
비가 와서 더 장관이었고 더 추억이 될 그런 공연이었다.
경주 양남사는 비안에... 완죤히...잠실벌 비안에서... 감동먹고 돌아오다.
* 일주일전에 CPU 2.66GHz의 빵빵한 컴을 새로 하나 마련했는데
일욜밤 느닷없이 하드디스크를 인식못하겠다는 희한한 현상이 발생해
버릴려고 쳐박아왔던 133MHz컴을 다시 꺼내서 설치 했습니다.
엊저녁에 후기 쓰다가 컴 다운되고, 오늘 낮에 회사에서 일하면서 쨤쨤이 적다가 마무리 못 지어서 그냥 포기하고...
지금이 세 번째 시도입니다. (글 쓰면서 자정이 지나 다 하루씩 밀렸네요.)
게시판에 글 쓰면 리플 달아준다는 허남열님이 기다릴까봐... 허거걱~
토욜날 만나서 잠시나마 인사나눈 모든 분들 ... 너무너무...방가웠습니다.
* 필님.. 건강하시구요... 너무 고마워요...
필님 아니면 결코 느껴볼 수 없었던 행복한 마음... 충분히 만끽하고 돌아왔읍니다.
4 댓글
하얀모래
2003-09-02 12:01:54
그 시간이 그래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남편되시는 분이 조태익님이랑 같이 그 무거운 박스를 들어주셨다니 고마웠다고 전해주세요. ^^*
글구 공연 정말 멋졌죠? 비 내리는 가운데 한 공연이라 더욱 기억에 남을거 갔습니다.
아직도 잠실에 펼쳐져 있던 무대가 생각나네요 ^^*
반경화
2003-09-02 17:54:26
서울역에서 잠시 하얀모래랑 인사했죠
잠실에서 다시 만나리라 생각했는데...
그날의 그 감동은 평생 살면서 잊지 못할거예요
정말 비가와서 더 멋진 공연이였습니다
수고하신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비안에
2003-09-02 23:38:12
설역에서 길이 좀 엇갈리는 바람에... 마음은 급하고 해서...인사도 제대로 못 나누었네요.
아쉽지만... 그래도...필님 공연 너무너무...행복하게 잘 봤죠?
사랑
2003-09-05 05:34:00
옆에 앉았던 사랑이예요*^^*
안녕하세요?
정말로 열정적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답니다.
후기를 읽다보니 그때의 감동이 다시금 되살아나네요ㅠㅠ
글구 저를 기억해주신것 너무도 감사드리구요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