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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도 목사 vs 최윤희 행복학 박사
마음을 쭉 펴고 활짝 웃어요!
초강력 웃음을 무기로, 대한민국 절망을 초토화시키는 참으로 유쾌하고 건강한, 자칭 ‘최고 푼수’를 자랑하는 두 분을 만났습니다 펑펑 폭발하는 웃음은 어떤 방패로도 막을 수 없네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슬슬 웃음 워밍업부터 시작해볼까요?
최일도 _ <사랑의 리퀘스트> 생방송을 하러 갔는데, 김병찬 아나운서가 “안녕하세요?” 하고 밋밋하게 인사하는 거예요. 그래서 호탕하게 한마디 했지요. “병찬 씨, 나한테 인사할 때 ‘당신 얼굴을 보니 밥맛이 납니다’ 해주세요. 그러면 나는 ‘그 말씀 들으니 저도 살맛 나네요’ 하고 대답할 테니까.” 웃을 일 하나가 금방 만들어졌습니다.
최윤희 _ 하루는 조용필 씨를 인터뷰하러 갔어요. 그런데 매니저가 하는 말이 “조용필 씨는 말하는 걸 싫어하고, 사진 찍기는 더더욱 싫어합니다.” 글 쓰고 사진 찍으려고 왔는데, 웬 황당! ‘조용필 씨는 셔터문이 9개가 달렸구나. 내가 셔터문을 회전문으로 만들어야겠다.’ 굳게 마음먹고 모든 에너지를 총출동시켜 돌파구를 고민했어요. 만나자마자 웃기는 이야기 스무 개를 시리즈로 속사포 쏘듯 해버렸더니, 완전히 날아가버리대요. 매니저가 다음 스케줄 있다고 했더니 “너부터 가. 나는 장소를 옮겨 윤희 씨랑 술 한 잔 할 거야.” 무려 9시간이나 술을 마셨어요. 웃음, 바로 사람의 가슴을 여는 최고의 열쇠입니다.
최일도 _ 으하하. 조용필 씨를 ‘뻑’가게 만든 유머, 저도 한번 듣고 싶은데요.
최윤희 _ 그럼, 곧바로 들어갑니다. 여자를 공에 비유해볼게요. 20대는 축구공이에요. 양쪽에서 24명이 공 하나를 위해 죽기 살기로 뛰어다니죠. 30대는 농구공. 사람이 팍 줄었어요. 40대는 골프공. 한 명의 남자가 18홀까지 따라다닙니다. 50대는 탁구공. 서로 안 받겠다고 난리죠. 60대 여자는 피구공. 한번 맞았다 하면 죽는 거죠.(일제히, 으하하 비명소리! … 지면상 이하 생략. 웃음 시리즈는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웃어야 할까요?
최윤희 _ 웃지 않아야 될 때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해요. 웃음은 공간과 시간을 따로 구분하진 않거든요. 처절한 슬픔도 웃음으로 뒤집어질 수 있다면 그래야죠 푼수가 돼야 해요. 다들 너무 폼을 잡고 살아서, 과대 포장 뻥튀기 인생을 살아서 웃을 일이 없는 거예요. 자기 잘난 척을 할 필요가 없을 때,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최일도 _ 푼수… 그거 참 좋은 말입니다. 푼수의 정의는 겉과 속이 투명한 사람. 그런 사람만이 웃을 수 있죠. 최면 사슬 끊고 눈치 사슬 벗어던진 사람만이 거짓으로부터 옷을 벗을 수 있고, 그래야 나도 웃고 남도 웃길 수 있어요. 저도 왕푼수지요. 하하.
최윤희 _ 맨날 웃고 다니니까 어떤 사람이 물어요. 하루 24시간 행복하냐고. 내가 정신병자예요? 어떻게 하루 종일 행복해요? 저 같은 경우엔 처절한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스포츠 선수도 피나는 훈련을 하니까 선수 생활 하잖아요. 우리도 인생이라는 운동장을 뛰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눈뜨자마자 “아이, 웃겨라” 하면서 일어나요. 새벽 강의가 있을 때는 새벽 3시에, 천둥번개 내리쳐도 산에 올라서 까르르 웃어요. 저는 노벨상보다 훨씬 좋은 상이 노력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웃음도 노력입니다.
최일도 _ 기쁘면 웃고 분노하면 욕하고 애통하면 울고 즐거우면 춤추는… 희로애락이 자유로운 사람을 ‘도사’라 하지요. 거침없이 마음 가는 대로 흘러가면 됩니다. 마음이 기쁘면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 반드시 비어져 나오는 것처럼 웃음은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어요. 웃는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기뻐할 일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진정한 웃음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최일도 _ ‘기’가 ‘뿜’어져 나온다고 해서 ‘기쁨’이라 합니다. 이처럼 기가 뻥 뚫려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게 웃음이지요. 기가 막히면 ‘기막혀’가 되고, 기가 절단나면 ‘기절’이 되고, 기가 합해질 때 ‘기합’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기가 분산될 때 ‘기분 좋다’가 나와요. 정말 중요한 의미입니다. 제발 모이고 합하는 데서만 좋다 하지 말고 나누어라, 분산돼라, 그래야 진짜 웃음이 나온다 그말이예요. ‘밥퍼’도 여기서 출발합니다.
최윤희 _ 웃을 일이 없을 때, 슬플 때, 저는 “아, 행복해” 하고 기를 불어넣어요.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사랑해’라고 말하면 그 순간은 사랑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대요. 설령 웃을 일이 없어도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웃는 겁니다.
웃음은 얼마나 힘이 센가요?
최일도 _ 배를 곯고 헐벗고 굶주리고 병들고 지친 사람들 가득한 청량리. 그곳은 사실 웃음이 없는 곳이었잖아요. 그런데 그런 곳일수록 웃음이 필요합니다. 마더 테레사가 자매들이 들어올 때 딱 세 가지를 물었대요. “잘 자냐, 잘 먹냐, 잘 웃냐.” 그런 사람은 무조건 받아들였습니다. 웃음은 상한 심령도 치료합니다. 다일병원에서 우리가 매일 주는 약으로 치료된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바로 미소와 친절로 치료되는 거지요. 그 효과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최윤희 _ 지도자가 유머가 있으면 전쟁이 일어날 수가 없어요. 링컨을 보세요. 자신의 구두를 열심히 닦고 있는데 친구가 와서 물었어요. “대통령이 직접 구두까지 닦냐?” 링컨이 하는 말. “그럼 내가 남의 구두를 닦아줘야 하나?” 또 경쟁자가 그를 이중인격자라 비판하니까, “내가 얼굴이 두 개라면 이 못생긴 얼굴을 집에다 두고 오지. 이렇게 다니겠소?” 하고 반문했습니다. 지도자의 유머지수에 따라 조직의 행복이 좌우됩니다.
최일도 _ 저희 부부는 싸울 일이 좀체 없어요. 생각 언어 대신 느낌 언어를 쓰거든요. “지금 마음속의 느낌이 어떠냐. 당신이 기쁘니 나도 기쁘다. 기쁨은 전염되니까. 당신이 슬프니 나도 슬프다.” 느낌 언어들은 가슴에 팍팍 꽂히니까 절로 공감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생각은 말해봐야 ‘저 생각 왜 하지?’ 머릿속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겁니다. 허구헌 날 싸우지요. 생각은 수천 개 모이면 다 다를 수 있으니까. 느낌은 공감과 반감, 둘 중 하나거든요. 부부끼리 굳이 ‘아니다’ 쪽으로 갈 필요 없잖아요. 웃으면 나도 따라 웃어요, 그러면 자연히 건강한 가정이 됩니다.
고단한 삶을 행복으로 초대해줄 웃음 제조법을 귀띔해주세요
최윤희 _ 하느님의 익살은 너무 재밌어요. 사실 현실이라는 게 참 완강하고 살기 힘들잖아요. 그런 현실에 간지럼 태우기가 바로 웃음이 아닐까요. 웃음이라는 모르핀, 엔도르핀, 그런 간질임을 통해 견디는 거죠. 울 일을 생각하면 15박 16일이지만, 웃을 일만 생각해요. 웃으려고 생각하면 웃을 일이 많아요.
김연수 _ (바쁜 일정으로 잠깐 자리를 비우신 목사님을 대신하여 사모님이 말문을 열었다.) 웃음은 자기 스스로 끝없이, 무한대로, 아주 쉽게 만들어낼 수 있어요. ‘헐레벌떡’을 ‘레벌떡헐’이라고만 바꿔도 참 웃기는 말이 되잖아요. “나 레벌떡헐 달려왔어.” 수녀원에 있을 때 ‘더운 물’이라고 쓴 표지판에 ‘더’와 ‘운’ 사이에 장난 삼아 ‘러’자를 넣었어요. 아무도 먹지 않대요. 하하. 재밌게 살려는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지 웃음을 생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
최윤희 _ 기분 꿀꿀할 때 ‘레벌떡헐’ 이렇게 말하기만 해도 웃기겠어요. 저도 낯가리는 아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거든요. “이름이 뭐니?” 하면 입을 꼭 밀봉하고 절대 말 안 해요. 그런데 제가 “너 김밥이지? 자장면이지?” 하면 그제야 “아니에요. 누구누구예요” 하면서 자기의 예쁜 이름을 대거든요. 저는 낯가리는 아이들하고 5분 안에 친해질 수 있어요. 웃음 때문이지요. 웃음은 금방 친해지게 만드는 인간 사이의 접착제라고 할까.
김연수 _ 먼 길 오셨는데, 제가 알고 있는 유머 하나 해드릴까요. 아주 오래된 버전인데…. 심형래 씨가 했던 ‘잘 모르겠는데요’ 있잖아요. 그 말을 다른 나라 말로 해볼게요. 일본말로 하면 ‘아리까리데스네’ 중국말로 ‘갸우뚱’ 프랑스말로 ‘알쏭달쏭’ 독일어로 ‘애매모흐’ 인도말로 하면 ‘알간디모르간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나말로 뭐라는 줄 아세요? 이때는 살짝 일어나 엉덩이로 반동을 주면서 ‘긴가민가, 긴가민가’.(일제히 으하하하. 모두 뒤집어졌다.)
===========================================================================================================최 일 도
‘밥퍼’ 목사로 친근한 최일도 님은 1988년 15년 동안 서울 청량리 쌍굴다리 밑에서 노숙자와 독거노인 등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다일복지재단’을 세우고, ‘다일천사병원’을 개원하는 등 열정적으로 빈민 선교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저서로 「함께 사랑한다는 것,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참으로 소중하기에 조금씩 놓아주기」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마음열기」 등이 있습니다.
최 윤 희
행복학 박사 최윤희 님은 ‘금강기획’ ‘현대방송’에서 일하다 현재는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이며, 각 기업체, 공무원, 주부들을 대상으로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앰뷸런스를 이용할 정도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누굴 만나든 가슴에서 우러나온 웃음을 아낌없이 나누는 분입니다. 저서로 「행복 그거 얼마예요」 「고정관념 와장창 깨기」 「차라리 거짓말과 도둑질을 가르쳐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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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기자 : 허윤
사진 기자 : 우태윤
http://happydays.ismg.co.kr/woman/interview/in_interview_view_new.php?no_zine=171&cd_code=228&ds_code=132&no_year_month=
마음을 쭉 펴고 활짝 웃어요!
초강력 웃음을 무기로, 대한민국 절망을 초토화시키는 참으로 유쾌하고 건강한, 자칭 ‘최고 푼수’를 자랑하는 두 분을 만났습니다 펑펑 폭발하는 웃음은 어떤 방패로도 막을 수 없네요. 정말 행복했습니다
슬슬 웃음 워밍업부터 시작해볼까요?
최일도 _ <사랑의 리퀘스트> 생방송을 하러 갔는데, 김병찬 아나운서가 “안녕하세요?” 하고 밋밋하게 인사하는 거예요. 그래서 호탕하게 한마디 했지요. “병찬 씨, 나한테 인사할 때 ‘당신 얼굴을 보니 밥맛이 납니다’ 해주세요. 그러면 나는 ‘그 말씀 들으니 저도 살맛 나네요’ 하고 대답할 테니까.” 웃을 일 하나가 금방 만들어졌습니다.
최윤희 _ 하루는 조용필 씨를 인터뷰하러 갔어요. 그런데 매니저가 하는 말이 “조용필 씨는 말하는 걸 싫어하고, 사진 찍기는 더더욱 싫어합니다.” 글 쓰고 사진 찍으려고 왔는데, 웬 황당! ‘조용필 씨는 셔터문이 9개가 달렸구나. 내가 셔터문을 회전문으로 만들어야겠다.’ 굳게 마음먹고 모든 에너지를 총출동시켜 돌파구를 고민했어요. 만나자마자 웃기는 이야기 스무 개를 시리즈로 속사포 쏘듯 해버렸더니, 완전히 날아가버리대요. 매니저가 다음 스케줄 있다고 했더니 “너부터 가. 나는 장소를 옮겨 윤희 씨랑 술 한 잔 할 거야.” 무려 9시간이나 술을 마셨어요. 웃음, 바로 사람의 가슴을 여는 최고의 열쇠입니다.
최일도 _ 으하하. 조용필 씨를 ‘뻑’가게 만든 유머, 저도 한번 듣고 싶은데요.
최윤희 _ 그럼, 곧바로 들어갑니다. 여자를 공에 비유해볼게요. 20대는 축구공이에요. 양쪽에서 24명이 공 하나를 위해 죽기 살기로 뛰어다니죠. 30대는 농구공. 사람이 팍 줄었어요. 40대는 골프공. 한 명의 남자가 18홀까지 따라다닙니다. 50대는 탁구공. 서로 안 받겠다고 난리죠. 60대 여자는 피구공. 한번 맞았다 하면 죽는 거죠.(일제히, 으하하 비명소리! … 지면상 이하 생략. 웃음 시리즈는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웃어야 할까요?
최윤희 _ 웃지 않아야 될 때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해요. 웃음은 공간과 시간을 따로 구분하진 않거든요. 처절한 슬픔도 웃음으로 뒤집어질 수 있다면 그래야죠 푼수가 돼야 해요. 다들 너무 폼을 잡고 살아서, 과대 포장 뻥튀기 인생을 살아서 웃을 일이 없는 거예요. 자기 잘난 척을 할 필요가 없을 때,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최일도 _ 푼수… 그거 참 좋은 말입니다. 푼수의 정의는 겉과 속이 투명한 사람. 그런 사람만이 웃을 수 있죠. 최면 사슬 끊고 눈치 사슬 벗어던진 사람만이 거짓으로부터 옷을 벗을 수 있고, 그래야 나도 웃고 남도 웃길 수 있어요. 저도 왕푼수지요. 하하.
최윤희 _ 맨날 웃고 다니니까 어떤 사람이 물어요. 하루 24시간 행복하냐고. 내가 정신병자예요? 어떻게 하루 종일 행복해요? 저 같은 경우엔 처절한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스포츠 선수도 피나는 훈련을 하니까 선수 생활 하잖아요. 우리도 인생이라는 운동장을 뛰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눈뜨자마자 “아이, 웃겨라” 하면서 일어나요. 새벽 강의가 있을 때는 새벽 3시에, 천둥번개 내리쳐도 산에 올라서 까르르 웃어요. 저는 노벨상보다 훨씬 좋은 상이 노력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웃음도 노력입니다.
최일도 _ 기쁘면 웃고 분노하면 욕하고 애통하면 울고 즐거우면 춤추는… 희로애락이 자유로운 사람을 ‘도사’라 하지요. 거침없이 마음 가는 대로 흘러가면 됩니다. 마음이 기쁘면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 반드시 비어져 나오는 것처럼 웃음은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어요. 웃는 연습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이 기뻐할 일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진정한 웃음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최일도 _ ‘기’가 ‘뿜’어져 나온다고 해서 ‘기쁨’이라 합니다. 이처럼 기가 뻥 뚫려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게 웃음이지요. 기가 막히면 ‘기막혀’가 되고, 기가 절단나면 ‘기절’이 되고, 기가 합해질 때 ‘기합’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기가 분산될 때 ‘기분 좋다’가 나와요. 정말 중요한 의미입니다. 제발 모이고 합하는 데서만 좋다 하지 말고 나누어라, 분산돼라, 그래야 진짜 웃음이 나온다 그말이예요. ‘밥퍼’도 여기서 출발합니다.
최윤희 _ 웃을 일이 없을 때, 슬플 때, 저는 “아, 행복해” 하고 기를 불어넣어요.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이기에 ‘사랑해’라고 말하면 그 순간은 사랑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대요. 설령 웃을 일이 없어도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웃는 겁니다.
웃음은 얼마나 힘이 센가요?
최일도 _ 배를 곯고 헐벗고 굶주리고 병들고 지친 사람들 가득한 청량리. 그곳은 사실 웃음이 없는 곳이었잖아요. 그런데 그런 곳일수록 웃음이 필요합니다. 마더 테레사가 자매들이 들어올 때 딱 세 가지를 물었대요. “잘 자냐, 잘 먹냐, 잘 웃냐.” 그런 사람은 무조건 받아들였습니다. 웃음은 상한 심령도 치료합니다. 다일병원에서 우리가 매일 주는 약으로 치료된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바로 미소와 친절로 치료되는 거지요. 그 효과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최윤희 _ 지도자가 유머가 있으면 전쟁이 일어날 수가 없어요. 링컨을 보세요. 자신의 구두를 열심히 닦고 있는데 친구가 와서 물었어요. “대통령이 직접 구두까지 닦냐?” 링컨이 하는 말. “그럼 내가 남의 구두를 닦아줘야 하나?” 또 경쟁자가 그를 이중인격자라 비판하니까, “내가 얼굴이 두 개라면 이 못생긴 얼굴을 집에다 두고 오지. 이렇게 다니겠소?” 하고 반문했습니다. 지도자의 유머지수에 따라 조직의 행복이 좌우됩니다.
최일도 _ 저희 부부는 싸울 일이 좀체 없어요. 생각 언어 대신 느낌 언어를 쓰거든요. “지금 마음속의 느낌이 어떠냐. 당신이 기쁘니 나도 기쁘다. 기쁨은 전염되니까. 당신이 슬프니 나도 슬프다.” 느낌 언어들은 가슴에 팍팍 꽂히니까 절로 공감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생각은 말해봐야 ‘저 생각 왜 하지?’ 머릿속으로 이해가 안 되는 겁니다. 허구헌 날 싸우지요. 생각은 수천 개 모이면 다 다를 수 있으니까. 느낌은 공감과 반감, 둘 중 하나거든요. 부부끼리 굳이 ‘아니다’ 쪽으로 갈 필요 없잖아요. 웃으면 나도 따라 웃어요, 그러면 자연히 건강한 가정이 됩니다.
고단한 삶을 행복으로 초대해줄 웃음 제조법을 귀띔해주세요
최윤희 _ 하느님의 익살은 너무 재밌어요. 사실 현실이라는 게 참 완강하고 살기 힘들잖아요. 그런 현실에 간지럼 태우기가 바로 웃음이 아닐까요. 웃음이라는 모르핀, 엔도르핀, 그런 간질임을 통해 견디는 거죠. 울 일을 생각하면 15박 16일이지만, 웃을 일만 생각해요. 웃으려고 생각하면 웃을 일이 많아요.
김연수 _ (바쁜 일정으로 잠깐 자리를 비우신 목사님을 대신하여 사모님이 말문을 열었다.) 웃음은 자기 스스로 끝없이, 무한대로, 아주 쉽게 만들어낼 수 있어요. ‘헐레벌떡’을 ‘레벌떡헐’이라고만 바꿔도 참 웃기는 말이 되잖아요. “나 레벌떡헐 달려왔어.” 수녀원에 있을 때 ‘더운 물’이라고 쓴 표지판에 ‘더’와 ‘운’ 사이에 장난 삼아 ‘러’자를 넣었어요. 아무도 먹지 않대요. 하하. 재밌게 살려는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지 웃음을 생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
최윤희 _ 기분 꿀꿀할 때 ‘레벌떡헐’ 이렇게 말하기만 해도 웃기겠어요. 저도 낯가리는 아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거든요. “이름이 뭐니?” 하면 입을 꼭 밀봉하고 절대 말 안 해요. 그런데 제가 “너 김밥이지? 자장면이지?” 하면 그제야 “아니에요. 누구누구예요” 하면서 자기의 예쁜 이름을 대거든요. 저는 낯가리는 아이들하고 5분 안에 친해질 수 있어요. 웃음 때문이지요. 웃음은 금방 친해지게 만드는 인간 사이의 접착제라고 할까.
김연수 _ 먼 길 오셨는데, 제가 알고 있는 유머 하나 해드릴까요. 아주 오래된 버전인데…. 심형래 씨가 했던 ‘잘 모르겠는데요’ 있잖아요. 그 말을 다른 나라 말로 해볼게요. 일본말로 하면 ‘아리까리데스네’ 중국말로 ‘갸우뚱’ 프랑스말로 ‘알쏭달쏭’ 독일어로 ‘애매모흐’ 인도말로 하면 ‘알간디모르간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나말로 뭐라는 줄 아세요? 이때는 살짝 일어나 엉덩이로 반동을 주면서 ‘긴가민가, 긴가민가’.(일제히 으하하하. 모두 뒤집어졌다.)
===========================================================================================================최 일 도
‘밥퍼’ 목사로 친근한 최일도 님은 1988년 15년 동안 서울 청량리 쌍굴다리 밑에서 노숙자와 독거노인 등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다일복지재단’을 세우고, ‘다일천사병원’을 개원하는 등 열정적으로 빈민 선교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저서로 「함께 사랑한다는 것,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 「참으로 소중하기에 조금씩 놓아주기」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마음열기」 등이 있습니다.
최 윤 희
행복학 박사 최윤희 님은 ‘금강기획’ ‘현대방송’에서 일하다 현재는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이며, 각 기업체, 공무원, 주부들을 대상으로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앰뷸런스를 이용할 정도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누굴 만나든 가슴에서 우러나온 웃음을 아낌없이 나누는 분입니다. 저서로 「행복 그거 얼마예요」 「고정관념 와장창 깨기」 「차라리 거짓말과 도둑질을 가르쳐라」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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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기자 : 허윤
사진 기자 : 우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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