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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늘 動적인 무대를 꿈꿉니다”
경향신문
화려한 조명을 지우고 무대 밖에서 만난 스타 조용필(52)은
동네 어귀의 수수한 아저씨였다.
지난 26일, 서울 방배동 자택 근처에서 만난 그는 그 말을 듣더니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럼 내가 영원히 안 늙는 카리스마인 줄 알았냐”며 괜한 핀잔이다.
그래도 여전한 체력이 반가웠다.
미국에서 새벽 5시에 귀국하자마자 오전 10시부터 리허설을 시작해
8시간 동안 80곡을 불렀다는데,
“30시간 동안 잠을 못자서 약간 피곤할 뿐”이라며 양해를 구해온다.
그는 지난 29일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포항 등 6개 도시의 무대에 오르는
전국투어를 시작했다.
벌써 네번째가 되는 예술의전당 공연(12월7~14일)도 계속될 예정이다.
-공연은 어떻게 준비중인가.
“지난해보다 더 큰 규모로 기획했다.
나이 먹으면 욕심도 줄어야 할 텐데 음악 욕심만은 해가 가도 꺼질 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내년이 벌써 데뷔 35주년이다. 에이, 적지 마라.
무슨 환갑 늙은이처럼 들리지 않나(웃음)”
-공연준비 꼼꼼하게 하기로 유명하다.
“보통 규모는 1년, 예술의전당 같이 큰 공연은 1년 반을 준비한다.
스태프 회의도 30차례 가까이 한다.
모든 공연에서 뭔가 다른 느낌을 전하는 것이 내 목표다.
동서인 김헌 감독이 이번 공연을 함께 연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소재를 찾을 자신이 없다.
내후년에는 공연을 일체 쉬면서 재충전할 생각이다”
-모 방송사에서 추석 특집으로 마련한 다큐멘터리에서
조용필씨의 수더분한 모습을 보고 놀란 팬들이 많다.
“굳이 감추고 살려고 한 적은 없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비쳤나보다.
사실 서울에 있을 때도 집에서 딱 ‘108보’ 이상 먼 데는 잘 나가지 않는 편이다.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그렇지 스타로서 자기관리 등 그런 차원은 아니다.
그저 ‘뻥튀기’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보여지는 게 싫었을 뿐이다.
다큐는 나중에 봤는데, 허허헛, 좀 닭살이었다”
-참 건강해보인다. 관리비결이 뭔가.
“다 마음에 달렸다. 스스로 기운 차고자 하면 기운이 넘치는 법이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한국사람은 ‘밥심’이다.
미국에 있을 때도 꼭 아내가 해주는 쌀밥에다가 김치하고 된장찌개를 먹는다.
따로 운동이나 보양식을 챙기지 않는다”
-1994년 결혼한 부인 안진현씨는 가수생활에 어떤 의미인가.
“집사람은 내 모든 공연에 거의 한번도 빠짐없이 자리해줬다.
열흘이면 열흘 다 자기 일도 물리치고 온다.
그리고 무대매너나 장치 등을 관객 입장에서 평가해준다. 좋은 반려자이고 조언자다”
-80년대를 함께 풍미했던 단짝 이주일씨가 얼마 전에 별세했다.
“예상했던 일이기 때문에 가슴에 담아둬선 안된다고 다짐한다.
어머니가 떠나셨을 때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래도 주일이형은 행복한 사람이지 않았는가. 진정 총명한 코미디언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꿈을 주었다.
그리고 하늘은 그런 재인(才人)은 꼭 일찍 거둬간다.
이제 더이상 그 이야기는 꺼내지 말자. 지난 일은 지난 일로 묻어두는 게 좋다”
말을 멈추고 쓸쓸한 표정으로 맥주 한잔을 들이켜는 그의 손가락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김헌 감독이 분위기 전환 겸 우스갯소리를 했다.
요즘의 ‘김남일’ ‘히딩크’ ‘김병현’처럼 1980년대 클럽에서 웨이터 이름으로 제일 흔한 게 ‘조용필’이었는데,
요즘엔 귀한 이름이 됐단다. 최고참급만 쓸 수 있는 ‘직함’이 돼서다.
젊은 스타들 틈바구니에서 ‘조용필’은 여전히 최고 대우다.
-정규앨범은?
“18집이 내년 4월에 나올 예정이다. 어떤 음악이 될지는 노 코멘트!”
-다른 계획이 있나.
“TV음악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는데, 아직 결정을 못내렸다.
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뮤지컬을 하고 싶다.
작곡 말고 연출.
두가지 다 하고 싶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듯이 무리일 것 같아 한가지 욕심을 버렸다”
-실제 93년에는 ‘서울신화’라는 뮤지컬 제작을 시도하지 않았던가.
“운동권을 중심으로 한국전쟁부터 독재정권, 20세기 말까지 정치·경제·사회를 아우르는 꽤 큰 규모의 작품이었다. 주머니돈 3억원을 털어서 제작비를 댔지만 결국 제대로 빛을 보지는 못했다. 돈 까먹고 욕 먹었지. (웃음) 제대로 된 뮤지컬 하나 만들려면 5년은 족히 잡아야겠더라. 그래도 그때 실패를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그 경험을 밑거름으로 현재 내 동적인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가수들 중에 같이 무대에 서고픈 실력파가 있나.
“글쎄, 뭐라 말 못하겠다. 다만 ‘음악가’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민영기자 myc@kyunghyang.com/
경향신문
화려한 조명을 지우고 무대 밖에서 만난 스타 조용필(52)은
동네 어귀의 수수한 아저씨였다.
지난 26일, 서울 방배동 자택 근처에서 만난 그는 그 말을 듣더니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럼 내가 영원히 안 늙는 카리스마인 줄 알았냐”며 괜한 핀잔이다.
그래도 여전한 체력이 반가웠다.
미국에서 새벽 5시에 귀국하자마자 오전 10시부터 리허설을 시작해
8시간 동안 80곡을 불렀다는데,
“30시간 동안 잠을 못자서 약간 피곤할 뿐”이라며 양해를 구해온다.
그는 지난 29일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포항 등 6개 도시의 무대에 오르는
전국투어를 시작했다.
벌써 네번째가 되는 예술의전당 공연(12월7~14일)도 계속될 예정이다.
-공연은 어떻게 준비중인가.
“지난해보다 더 큰 규모로 기획했다.
나이 먹으면 욕심도 줄어야 할 텐데 음악 욕심만은 해가 가도 꺼질 줄 모른다.
그러고 보니 내년이 벌써 데뷔 35주년이다. 에이, 적지 마라.
무슨 환갑 늙은이처럼 들리지 않나(웃음)”
-공연준비 꼼꼼하게 하기로 유명하다.
“보통 규모는 1년, 예술의전당 같이 큰 공연은 1년 반을 준비한다.
스태프 회의도 30차례 가까이 한다.
모든 공연에서 뭔가 다른 느낌을 전하는 것이 내 목표다.
동서인 김헌 감독이 이번 공연을 함께 연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소재를 찾을 자신이 없다.
내후년에는 공연을 일체 쉬면서 재충전할 생각이다”
-모 방송사에서 추석 특집으로 마련한 다큐멘터리에서
조용필씨의 수더분한 모습을 보고 놀란 팬들이 많다.
“굳이 감추고 살려고 한 적은 없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비쳤나보다.
사실 서울에 있을 때도 집에서 딱 ‘108보’ 이상 먼 데는 잘 나가지 않는 편이다.
성격이 내성적이어서 그렇지 스타로서 자기관리 등 그런 차원은 아니다.
그저 ‘뻥튀기’된 모습으로 대중 앞에 보여지는 게 싫었을 뿐이다.
다큐는 나중에 봤는데, 허허헛, 좀 닭살이었다”
-참 건강해보인다. 관리비결이 뭔가.
“다 마음에 달렸다. 스스로 기운 차고자 하면 기운이 넘치는 법이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한국사람은 ‘밥심’이다.
미국에 있을 때도 꼭 아내가 해주는 쌀밥에다가 김치하고 된장찌개를 먹는다.
따로 운동이나 보양식을 챙기지 않는다”
-1994년 결혼한 부인 안진현씨는 가수생활에 어떤 의미인가.
“집사람은 내 모든 공연에 거의 한번도 빠짐없이 자리해줬다.
열흘이면 열흘 다 자기 일도 물리치고 온다.
그리고 무대매너나 장치 등을 관객 입장에서 평가해준다. 좋은 반려자이고 조언자다”
-80년대를 함께 풍미했던 단짝 이주일씨가 얼마 전에 별세했다.
“예상했던 일이기 때문에 가슴에 담아둬선 안된다고 다짐한다.
어머니가 떠나셨을 때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래도 주일이형은 행복한 사람이지 않았는가. 진정 총명한 코미디언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꿈을 주었다.
그리고 하늘은 그런 재인(才人)은 꼭 일찍 거둬간다.
이제 더이상 그 이야기는 꺼내지 말자. 지난 일은 지난 일로 묻어두는 게 좋다”
말을 멈추고 쓸쓸한 표정으로 맥주 한잔을 들이켜는 그의 손가락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김헌 감독이 분위기 전환 겸 우스갯소리를 했다.
요즘의 ‘김남일’ ‘히딩크’ ‘김병현’처럼 1980년대 클럽에서 웨이터 이름으로 제일 흔한 게 ‘조용필’이었는데,
요즘엔 귀한 이름이 됐단다. 최고참급만 쓸 수 있는 ‘직함’이 돼서다.
젊은 스타들 틈바구니에서 ‘조용필’은 여전히 최고 대우다.
-정규앨범은?
“18집이 내년 4월에 나올 예정이다. 어떤 음악이 될지는 노 코멘트!”
-다른 계획이 있나.
“TV음악을 맡아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는데, 아직 결정을 못내렸다.
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뮤지컬을 하고 싶다.
작곡 말고 연출.
두가지 다 하고 싶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듯이 무리일 것 같아 한가지 욕심을 버렸다”
-실제 93년에는 ‘서울신화’라는 뮤지컬 제작을 시도하지 않았던가.
“운동권을 중심으로 한국전쟁부터 독재정권, 20세기 말까지 정치·경제·사회를 아우르는 꽤 큰 규모의 작품이었다. 주머니돈 3억원을 털어서 제작비를 댔지만 결국 제대로 빛을 보지는 못했다. 돈 까먹고 욕 먹었지. (웃음) 제대로 된 뮤지컬 하나 만들려면 5년은 족히 잡아야겠더라. 그래도 그때 실패를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그 경험을 밑거름으로 현재 내 동적인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가수들 중에 같이 무대에 서고픈 실력파가 있나.
“글쎄, 뭐라 말 못하겠다. 다만 ‘음악가’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민영기자 m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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