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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이상의 존재였다"
조용필 일문일답
조용필은 미국에서의 장례식을 마치자마자 처제 등을 이끌고 근처 노래방에 갔다.
그리고 통곡하며 <그 겨울의 찻집> <산장의 여인> 등을 불렀다.
상 중인데도 불구하고 조용필이 노래방을 간 이유는
“아내와 살던 집에 도저히 못들어갔다”는 것이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탈날 정도로 조용필의 슬픔은 컸다.
”아내 이상의 존재”였다고 스스로 밝힌 그 아내를 조용필은
“함께 성묘 다니며 ‘여기가 당신 자리이고 여기는 내 자리’라고 했던 곳인
경기도 화성군 송산면 쌍정리의 가족묘지”에 묻기로 했다.
아니 가슴에 묻기로 했다.
_심경은?
▲장래식 끝나고 안정을 되찾아야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현실을 인정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_새 앨범에 아내를 추모하기 위한 노래를 담을 것인가.
▲옛날부터 아내에 대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세계 유명 가수들이 아내를 잃었을 때 불렀던 노래를 들었다.
그런데 나는 그런 노래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
올해가 아내와 만난 지 만 10년이 되는 해,
만 10년을 기념하는 노래를 지난 해부터 만들려 했다.
어떤 노래이건 아내를 기리는 노래가 들어 갈 것 같다.
_임종을 지켰나?
▲너무 심하게 울다 마지막 순간을 못 봤다.
_아내와 수술 후 죽기 전까지 나눴던 이야기는.
▲수술 직전까지 난 한국에서 공연 준비하면서 하루에 20번씩 전화를 했다.
수술이 잘 됐다는 얘기를 들어서 완쾌되면 둘이 2월에 여행을 가자고도 했다.
_안진현 씨는 어떤 사람이었나.
▲처음 만났을 때 결혼 상대자라는 것을 서로 느꼈을 만큼 운명적인 만남이었다.
나와 너무 잘 맞았다.
나의 모든 걸 아내에게 맡겼다. 아내 이상의 존재였다.
_병은 얼마나 앓았나.
▲3년 조금 넘게 앓아왔고, 이번 수술 이전에도 수술을 두 번이나 했다.
그 때는 간단한 수술이었다.
그래서 이번 수술도 그다지 염려하지 않았다.
우리 사이를 죽음이 갈라 놓는 일은 절대로 없으리라 생각했다.
(조용필은 아내의 정확한 병명을 밝히길 꺼렸다.)
_앞으로 계획은.
▲2주일 뒤에 미국에 가서 아내의 사업을 정리할 것이다.
_아내와의 추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내가 정신적으로 너무 어려울 때 대해줬던 모습들이 모두 기억에 남는다.
(이 대답을 하면서 눈물을 흘려 말을 잇지 못했다.)
이영준 redey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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