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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 9월호] [Music Note]‘영원한 오빠’ 조용필, 평양 단독 콘서트
2005.09.2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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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Note]‘영원한 오빠’ 조용필, 평양 단독 콘서트
“제 노래가 북한에도 많이 알려졌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서도 중학생 정도만 되면 제 노래를 많이 알고 있다던데... 남한에서는 무대에 나서면 무조건 ‘오빠’ 소리 들었지만 북한 공연에선 그 소린 못들을 것 같아요.(웃음)”
23일 오후 6시 평양 ‘유경 정주영체육관’에서 2시간 동안 단독 콘서트를 갖게 된 가수 조용필이 지난 8월 3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우리나라의 대중가수가 북한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 것은 2002년 이미자 이후 두 번째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7월 북한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에서 SBS 측에 먼저 제의해 성사됐다. SBS 관계자는 공연 장소에 대해 양측 간 이견이 있었으나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조용필씨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혀 유경 정주영체육관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5월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진행중인 조용필의 ‘2005 PIL %26 PEACE 콘서트’가 평양까지 그 맥을 잇게 됐다.
“올초 PIL%26PEACE’라는 주제로 전국 월드컵 경기장 순회공연을 시작할 때 ‘제주에서 평양까지’라는 나름의 제목을 만들었어요. 사실 북한 공연은 1990년대 말부터 끊임없이 제의를 받아왔습니다. ‘언젠가는 성사되겠지’ 막연히 생각했는데 이제 정식으로 공연 계획을 알릴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처음부터 의도된 계획은 아니었지만 이번 공연은 결과적으로 남과북을 잇는 최초의 공연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규모 역시 공연이 갖는 의미에 상응한다. 방송장비만도 5톤 트럭 28대 분에 이르고 방송제작인원 역시 160명 등이 뒤따르는 대형 규모다.
현재 진행중인 ‘PIL%26PEACE’ 공연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레퍼토리엔 조금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남과 북의 대중가요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이질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그래서 남북의 공통된 정서를 담은 노래 몇 곡을 선별하고, 한 노래도 2곡 정도 부를 계획이다. 그의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 겨울의 찻집’ 등도 부를 예정. 엔딩곡으로는 ‘꿈의 아리랑’이 무대에 올려진다. ‘꿈의 아리랑’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아리랑을 편곡한 곡이다.
“60년대에 클리프 리처드가 내한 공연할 때 ‘문화적 충격’이 엄청났잖아요. 그래도 그때 한국 사람들은 라디오, 음반을 통해 팝송에 적응돼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저는 지금 북한의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거라서…. 아마 그분들에게 갑자기 ‘폭탄’같은 게 떨어지는 느낌을 주지 않을까 싶어요. 어떤 공연이 될지 저 역시 설레는 마음입니다.”
□글/박연정 기자 □사진/한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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