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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2005-11-29] [엔짱] 조용필, 또다른 '신화' 꿈꾸는 歌王
2005.12.04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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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짱] 조용필, 또다른 '신화' 꿈꾸는 歌王

음악과 드라마 결합한 실험 · 환상적 무대
뮤지컬 이상의 새로운 장르 만들고 싶다
미로 같이 구불구불한 복도를 지나고 나니 서른평 남짓의 연습실이 나온다.
예술의 전당 내의 한 발레 연습실. 조용필은 요즘 그곳에서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살다시피 하고 있다. 연습실을 꽉 채우는 안무단 30명의 퍼포먼스를 지켜보거나, 코러스들의 합창을 세심히 들으며 그는 생각에 잠긴다.
그러고도 공연에서 선보일 서른 곡의 레퍼토리를 하루에 두번 이상씩 부르는 것을 쉬지 않는다. 젊은 세대 가수들도 하기 힘든 대형 공연을 무려 14일간이나 선보일 ‘가왕’(歌王) 조용필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매일 같이 무대를 향한 ‘꿈’을 꾸고 있었다.
조용필은 “14일을 연속해서 공연을 한다는 것은 마라톤과 같다. 그래서 매일 2km, 4km, 조금씩 거리를 늘려 달리면서 최고의 몸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다. 가수 생활을 30년 넘게 해 오며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무조건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12월 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조용필 콘서트 = 정글시티’를 준비하고 있는 조용필은 ‘PIL & PEACE-평양에서 제주까지’의 전국투어 대장정을 마친 지 불과 1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지친 기색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꿈꾸는 청년 그 자체였다.
# 딴따라가 꾸는 꿈?
조용필은 이번 ‘조용필 콘서트 = 정글 시티’ 공연에서 드라마가 결합된 실험적인 무대를 꾸민다. 고대 도시와 미래 도시를 오가며 펼쳐지는 남녀의 영원한 사랑을 노래와 함께 꾸며간다.
원시의 ‘정글’과 현대의 ‘시티’를 교차해 판타지를 가미한 무대에서 조용필은 뮤지컬 ‘명성황후’로 알려진 여배우 이상은과 호흡을 맞춘다.
“지방 투어나 야외 공연과는 또 다른 장르의 공연이 될 것이다. 나도 그 장르를 뭐라고 규정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우리 나라 공연도 다른 나라에서 찾아와 보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공연이 되길 바란다”
조용필은 예전부터 뮤지컬 무대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공연 역시 그런 바람에서 시도된 무대다.
조용필은 “1950년대의 하모니카 소리에서 시작해 한국전쟁 등 굵직한 사건들을 거쳐가며 살아남은 ‘딴따라’의 이야기를 10여년전 뮤지컬로 만들려고 시도했었다.
‘서울 신화’란 타이틀로 뮤지컬을 기획했으나, 맹목적으로 덤벼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포기했다. 이제는 뮤지컬이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싶다.”
조용필은 얼마 전 ‘조용필 뮤지컬 컴퍼니’를 설립했다. 조용필은 "뮤지컬 이상의 어떤 것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조만간 부지가 마련되면 전용 연습실도 만들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 '생가복원'에 대한 오해는 그만!
조용필은 중학교 2학년 때 가수의 꿈을 위해 고향을 떠나왔다.
고향에 대한 애틋함은 여느 사람들처럼 그도 갖고 있다. 조용필은 최근 고향인 경기도 화성시가 ‘조용필 생가 관광자원화 사업’을 2007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생가복원’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조용필은 “흔히들 내 고향이 부산인 줄로만 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때문인 것 같다. 부산명예 시민증까지 받아 더더욱 나를 부산과 관련시키는 일이 많은데 솔직히 답답할 때도 있다”고 조심스레 입을 뗐다.
그는 이어 “고향인 화성이 ‘연쇄살인사건’으로 안 좋은 이미지로 비쳐지는 데 대해 평소 안타깝게 생각했다. 한류가 거세지는 시점에서 화성시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마침 화성시에서 고향집을 복원해 관광자원화를 하는 사업을 펼치겠다고 해 문화적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먼저 고향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야 할 것이다. 사업이 통과된다면 문화적 차원에서 돕겠다는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공연에 대해서라면 냉정하리만큼 진지하던 그가 고향 이야기가 나오자 사뭇 인간적인 생각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터뷰 말미에는 “이제는 사람들과 좀더 가까이 부대끼며 살고 싶다. 고향도 챙기고, 나라도 생각하고, 이웃도 챙기고 싶다”라고 나직이 덧붙이기도 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불현듯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라는 조용필의 곡 ‘바람의 노래’의 한 소절이 떠올랐다.

이인경 기자 lik@sportshankook.co.kr사진=박철중 기자

음악과 드라마 결합한 실험 · 환상적 무대
뮤지컬 이상의 새로운 장르 만들고 싶다
미로 같이 구불구불한 복도를 지나고 나니 서른평 남짓의 연습실이 나온다.
예술의 전당 내의 한 발레 연습실. 조용필은 요즘 그곳에서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살다시피 하고 있다. 연습실을 꽉 채우는 안무단 30명의 퍼포먼스를 지켜보거나, 코러스들의 합창을 세심히 들으며 그는 생각에 잠긴다.
그러고도 공연에서 선보일 서른 곡의 레퍼토리를 하루에 두번 이상씩 부르는 것을 쉬지 않는다. 젊은 세대 가수들도 하기 힘든 대형 공연을 무려 14일간이나 선보일 ‘가왕’(歌王) 조용필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매일 같이 무대를 향한 ‘꿈’을 꾸고 있었다.
조용필은 “14일을 연속해서 공연을 한다는 것은 마라톤과 같다. 그래서 매일 2km, 4km, 조금씩 거리를 늘려 달리면서 최고의 몸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다. 가수 생활을 30년 넘게 해 오며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무조건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12월 4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조용필 콘서트 = 정글시티’를 준비하고 있는 조용필은 ‘PIL & PEACE-평양에서 제주까지’의 전국투어 대장정을 마친 지 불과 1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지친 기색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꿈꾸는 청년 그 자체였다.
# 딴따라가 꾸는 꿈?
조용필은 이번 ‘조용필 콘서트 = 정글 시티’ 공연에서 드라마가 결합된 실험적인 무대를 꾸민다. 고대 도시와 미래 도시를 오가며 펼쳐지는 남녀의 영원한 사랑을 노래와 함께 꾸며간다.
원시의 ‘정글’과 현대의 ‘시티’를 교차해 판타지를 가미한 무대에서 조용필은 뮤지컬 ‘명성황후’로 알려진 여배우 이상은과 호흡을 맞춘다.
“지방 투어나 야외 공연과는 또 다른 장르의 공연이 될 것이다. 나도 그 장르를 뭐라고 규정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다만 우리 나라 공연도 다른 나라에서 찾아와 보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공연이 되길 바란다”
조용필은 예전부터 뮤지컬 무대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공연 역시 그런 바람에서 시도된 무대다.
조용필은 “1950년대의 하모니카 소리에서 시작해 한국전쟁 등 굵직한 사건들을 거쳐가며 살아남은 ‘딴따라’의 이야기를 10여년전 뮤지컬로 만들려고 시도했었다.
‘서울 신화’란 타이틀로 뮤지컬을 기획했으나, 맹목적으로 덤벼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포기했다. 이제는 뮤지컬이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싶다.”
조용필은 얼마 전 ‘조용필 뮤지컬 컴퍼니’를 설립했다. 조용필은 "뮤지컬 이상의 어떤 것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조만간 부지가 마련되면 전용 연습실도 만들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 '생가복원'에 대한 오해는 그만!
조용필은 중학교 2학년 때 가수의 꿈을 위해 고향을 떠나왔다.
고향에 대한 애틋함은 여느 사람들처럼 그도 갖고 있다. 조용필은 최근 고향인 경기도 화성시가 ‘조용필 생가 관광자원화 사업’을 2007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생가복원’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조용필은 “흔히들 내 고향이 부산인 줄로만 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때문인 것 같다. 부산명예 시민증까지 받아 더더욱 나를 부산과 관련시키는 일이 많은데 솔직히 답답할 때도 있다”고 조심스레 입을 뗐다.
그는 이어 “고향인 화성이 ‘연쇄살인사건’으로 안 좋은 이미지로 비쳐지는 데 대해 평소 안타깝게 생각했다. 한류가 거세지는 시점에서 화성시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
마침 화성시에서 고향집을 복원해 관광자원화를 하는 사업을 펼치겠다고 해 문화적 차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먼저 고향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야 할 것이다. 사업이 통과된다면 문화적 차원에서 돕겠다는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공연에 대해서라면 냉정하리만큼 진지하던 그가 고향 이야기가 나오자 사뭇 인간적인 생각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터뷰 말미에는 “이제는 사람들과 좀더 가까이 부대끼며 살고 싶다. 고향도 챙기고, 나라도 생각하고, 이웃도 챙기고 싶다”라고 나직이 덧붙이기도 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불현듯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라는 조용필의 곡 ‘바람의 노래’의 한 소절이 떠올랐다.

이인경 기자 lik@sportshankook.co.kr사진=박철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