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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시인이 쓰는 작품속 부산]<24> 부산항
수 많은 이별과 만남 품어준 동반자여…





항구는 떠나고 돌아오는 곳이다. 이별의 아쉬움과 재회의 기쁨이 함께하는 곳이다. 그러나 그 이별과 재회의 무게가 비등하지는 않다. 이별에 흘린 눈물만큼 재회의 기쁨으로 되돌려주지는 않는다. 항구의 사랑은 달콤했으나 그 이별은 길고도 쓰다. 떠나는 자나 남는 자나 바다 앞에서는 그 어떤 언약도 할 수 없다. 바다는 가야 할 곳이 많고 물리쳐야 할 유혹이 많다.


바야흐로 부산항에 저녁이 깃들고 있다. 어둠이 파랗게 깊어지고 있는 시간,부산항은 둘레에 불빛을 뿌려놓는데 불빛은 부산항의 물 위에 떠서 일렁이고,공중에도 번지고 있다. 사진=문진우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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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풍랑이 그 언제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모른다. 망망대해의 외로움과 시시각각 닥쳐온 파선의 위기를 넘어 당도한 항구에서의 사랑은 그래서 더더욱 달콤했을 것이다.

그것을 아는 배는 뱃머리를 바다 쪽으로 돌리자마자 매정하게 물살을 가르며 멀어져 간다. 붙잡는 손길들을 넘실대는 파도로 차갑게 뿌리치고 간다. 목 놓아 부르는 소리를 뱃고동으로 물리치며 간다. 불러도 불러도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간다. 가는 사람은 그렇게 가더라도 부산항은 끝까지 목을 빼고 자꾸 멀어져가는 배의 뒤꽁무니를 향해 손을 흔든다. 그렇게 가더라도 부디 나를 잊지 말라고,언제 어느 때든 다시 곡 돌아오라고,그때까지 이 자리에 꼼짝없이 앉아 그대를 기다리겠다고.



'부산항 7'은 줄기차게 부산항을 그린 화가 최봉준의 그림이다. 내륙 태생인 그는 바다에서 나고 자란 사람보다 훨씬 더 충격적으로 바다와 만났고,그래서 훨씬 더 자세히 바다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살았을 것이다. 그의 '부산항' 연작은 바다 근처 올망졸망 터를 잡은 배와 높고 낮은 집들과 언덕을 향해 있다. 먼 바다로 나아가는 자리가 아닌 항구로 돌아오는 자리에 시선이 맞추어져 있다. 그의 바다 빛깔은 그림마다 다르다. 바라보는 지점과,햇빛의 농도와,풍경을 포착하고 그려내는 화가의 감정과,그림 속 어느 귀퉁이에 앉아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을 누군가의 감정에 의해 그렇게 달라보였을 것이다. 어느 날은 녹색으로,어느 날은 푸른색으로,어느 날은 남색으로.그렇게 변화무쌍한 바다의 빛깔이 산전수전 다 겪은 부산 사람의 색깔을 닮았다.



연안은 물론 저 먼 오대양을 넘나드는 배들이 쉴 새 없이 들고 나는 부산항은 그 배들이 뿌리고 간 연정 때문에 수많은 노래자락을 남겼다. 대부분 슬프고 아린 이별의 정한을 노래한 곡들이다.

'울며 헤진 부산항'(조명암 작사,박시춘 작곡,남인수 노래)은 '울며 헤진 부산항을 돌아다보는 연락선 난간머리 흘러온 달빛 이별만은 어렵더라 이별만은 슬프더라 더구나 정 들인 사람끼리 음~ '하고 노래했고,'함경도 사나이'(손로원 작사,나화랑 작곡,손인호 노래)는 '흥남 부두 울며 찾던 눈보라치던 그날 밤 내 자식 내 아내 잃고 나만 외로이 한이 맺혀 설움에 맺혀 남한 땅에 왔건만 부산항구 갈매기의 노래조차 슬프고나'하고 탄식했다. '고향의 그림자'(손로원 작사,박시춘 작곡,남인수 노래)는 '찾아갈 곳은 못 되더라 내 고향 버리고 떠난 고향이길래 수박등 흐려진 선창가 전봇대에 기대서서 울적에 똑딱선 프로펠라 소리가 이 밤도 처량하게 들린다 물 위에 복사꽃 그림자 같이 내 고향 꿈은 어린다'고 했다.

이 노래들이 부산항을 바라보며 실향의 아픔을 달랜 노래들이라면 다음과 같이 돌아오지 않는 사랑의 추억을 노래한 것도 있다. '항구의 사랑'(최치수 작사,김부해 작곡,윤일로 노래)은 '둘이서 걸어가던 남포동의 밤거리 지금은 떠나야 할 슬픔의 이 한밤 울어 봐도 소용없고 붙잡아도 살지 못할 항구의 사랑'으로 이어지고,'아메리카 마도로스'(김진경 작사,고봉산 작곡 노래)는 '무역선 오고가는 부산항구 제 이 부두 죄 많은 마도로스 이별이 야속터라 닷줄을 감으면 기적이 울고 뱃머리 돌리면 사랑이 운다 아~ 항구의 아가씨 울리고 떠나가는 버리고 떠나가는 마도로스 아메리칸 마도로스'로 애절한 이별을 노래했고,'잘 있거라 부산항'(손로원 작사,김용만 작곡,백야성 노래)은 '아 잘 있거라 부산 항구야 미스 김도 잘 있어요 미스 리도 안녕히 온다는 기약이야 잊으랴마는 기다리는 순정만은 버리지 마라 버리지 마라 아~ 또 다시 찾아오마 부산 항구야' 하고 후일을 기약하고 있다.

부산항을 소재로 한 대중가요는 이런 이별과 실연의 정한이 대부분이지만 씩씩한 행진곡도 있다. '부산행진곡'(야인초 작사,박시춘 작곡,방태원 노래)은 '동서양 넘나드는 무역선의 고향은 아세아 현관이다 부산 항구다 술 취한 마도로스 남포동의 밤거리에는 꽃 파는 젊은 아가씨들의 노래가 좋다'와 같이 활기찬 부산항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부산항을 소재로 한 노래는 이처럼 다양한 가락과 사연을 담아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그중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조용필을 국민가수의 반열에 올려놓은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황선우 작사 작곡)이다.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메어 불러 봐도 대답 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로 이어지는 이 노래의 노래비가 해운대해수욕장에 섰다. 이 노래는 젊은 나이로 요절한 통영 출신 가수 김성술이 1970년 '돌아와요 충무항에'(김성술 작사,황선우 작곡)라는 제목으로 취입했던 곡을 일부 가사를 바꾸어 조용필이 다시 불렀던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1973년 취입한 조용필 노래의 첫 가사는 '그리운 내 형제'가 아닌 '그리운 내 님'이었다. 별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묻힐뻔 했던 이 노래가 크게 히트한 것은 1975년 재일 교포 고향방문단에 맞추어 노랫말을 님에서 형제로 고쳐 다시 음반을 내고나서였다. 또 대륙침략의 향수를 버리지 못한 일본인들에 의해 가사의 뜻이 왜곡되면서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노래의 작곡자 황선우 씨는 부산 영도 사람으로 서울로 이주해 살면서 객지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며 고향의 푸른 바다와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이웃집 소녀를 생각하며 이 곡을 썼다고 했다.

지금 쉴새없이 출렁이는 부산항의 파도는 자신을 소재로 한 수많은 노래들에 장단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느 날은 블루스로,어느 날은 탱고로,어느 날은 지루박으로,어느 날은 행진곡으로.

cyc52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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